"브라질 나와!…" 한국 16강 진출에 지역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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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브라질 나와!…" 한국 16강 진출에 지역 '들썩'
포르투갈전 추가시간 역전골 환호||2002월드컵 못지않은 축제의 시간||“‘16강전 기적’ 희망… 거리응원도”||금호고 스승, 제자에 따뜻한 조언
  • 입력 : 2022. 12.04(일) 17:15
  • 강주비 수습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제 브라질 잡자!"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3차전 경기에서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선수의 추가시간 극적인 역전골과 함께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경기를 지켜보던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대한민국 대표단에 연신 기쁨의 환호를 보내면서, 다가올 브라질 전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포르투갈전, 가장 짜릿했던 경기"

지난 3일 자정께 광주 광산구 한 당구장.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시작되자, 당구를 치던 손님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TV 앞으로 모였다. 손님 수에 맞춰 족발·치킨 등을 시킨 당구장 사장은 아직 음식이 도착하지 않은 이들에게 '일단 같이 먹으면서 경기 보자'며 손짓하기도 했다.

경기는 전반 5분 만에 터진 포르투갈의 득점으로 대한민국의 열세 속에서 진행됐다. 이를 지켜보던 손님들은 큰 소리로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는 등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간절한 마음이 통한 걸까. 전반 27분 동점골이 터지고 이어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이 만들어지자 긴장감으로 꽉 차 있던 당구장은 한순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민 강현선(46)씨는 "처음 본 사람들과 '축구'라는 매개체로 얼싸 안고 응원했다. 이 순간만큼은 '붉은 악마' 그 자체 였다"며 "16강에 진출하고 나서 당구장 손님들과 새벽 6시까지 술을 마시며 '축제'를 벌였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고 기뻐했다.

가족과 함께 늦은 밤 대한민국의 승리를 간절히 외친 이들도 있다.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이황기씨는 "빔 프로젝트로 경기를 틀어놓고 가족과 함께 경기를 제대로 즐겼다"며 "2-1 대한민국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늦은 새벽임에도 아파트 단지에는 '환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손흥민 등) 부상당한 와중에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짠한 마음이 든다. 브라질과의 경기도 응원하면서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펼쳐진 지난 3일 새벽 조규성 선수의 모교 광주대 축구부 선수들이 단체 응원을 하고 있다. 광주대학교 제공

● 브라질전도 '희망' 이어간다

'강호' 포르투갈을 격침시킨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제 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을 상대한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밝은 표정이다.

영광에서 경기를 관람했던 정남현(34)씨는 "포르투갈을 이기고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해 몹시 가슴 졸였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 흥분감에 절로 소리를 내질렀다"며 "대한민국의 16강이 11%의 확률이었다고 한다. 이전 경기들 내용이 좋아서 '설마'했는데 이게 '현실'이 됐다. 너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은 브라질이다. 힘겹게 올라갔는데 상대가 너무 막강하다. 이런 운명의 장난이 있을까 싶다"면서도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많은 이변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일본이 스페인을 꺾고 조 1위로 올라가지 않았나. 대표팀이 지금까지 잘해줬으니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 거리응원이 열린다면 꼭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나상호(울산 현대)·김태환(FC 서울) 선수를 가르친 축구 스승은 '브라질의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며 만반의 준비를 강조했다.

최수용 광주금호고 축구 감독은 "전 세계적 행사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선전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선·후배를 떠나 한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며 "나를 비롯해 금호고 축구부 선수들이 대표팀과 같은 '축구 활동'을 하지 않나. 이런 점에서 대표팀의 16강 진출은 많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카타르 월드컵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다른 프로 경기가 마무리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개최됐다. 이 때문에 많은 해외 선수들이 피로에 허덕이고 있다"며 "가깝게 손흥민만 봐도 많이 지쳐 보이지 않나. 아시아의 '돌풍'은 이런 점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브라질도 해외파 선수들이 많다. 한국이 체력·정신력으로 잘 무장한다면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브라질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오는 6일 오전 4시 브라질과 토너먼트 16강 경기를 치른다.

강주비 수습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