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출동 중 교통법규를 위반한 소방차량에 최근 5년여간 20만건 넘는 과태료 사전통지가 발송됐지만 98% 이상은 결국 면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면제 대상인 긴급출동 차량도 매번 출동일지 등 서류를 제출해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소방차량에 발송된 무인 교통단속 과태료 사전통지는 모두 20만8213건이었다.
이 가운데 20만4612건이 면제됐다. 면제율은 98.3%다.
연도별 면제율도 매년 98.1~98.5% 수준을 유지했다.
5년여간 20만건…98% 결국 면제
사전통지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2만949건에서 2022년 3만2251건, 2023년 3만6447건, 2024년 4만455건, 지난해 4만7241건으로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약 2.3배가 됐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3만870건이 통지돼 이미 2021년 연간 건수를 넘어섰다.
차량 유형별로는 구급차가 14만2638건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
기타 차량이 2만8896건, 펌프차 2만2313건, 구조차 1만4366건으로 뒤를 이었다.
위반 유형은 속도위반이 11만5842건으로 5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신호위반은 9만102건으로 43.3%, 기타 위반은 2269건으로 1.1%였다.
긴급출동이어도…매번 서류 내야 면제
현재 소방차량이 무인 교통단속에 적발되면 경찰은 우선 과태료 부과를 사전 통지한다.
소방관서는 이후 출동일지와 운전면허증 사본, 의견진술서 등을 제출해 당시 운행이 긴급출동이었음을 입증해야 한다.
경찰은 과태료 면제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긴급출동이었는지 심의한 뒤 면제를 결정한다.
전국 경찰서에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열린 과태료 면제심의위원회만 1만9448회에 달한다.
결국 대부분 면제될 사건을 두고 소방은 서류를 만들고 경찰은 다시 이를 심의하는 절차가 반복되는 구조다.
황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98% 이상 면제될 과태료를 일단 통지하고 매번 소명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 절차”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과 경찰의 출동 시스템을 연계해 긴급출동 사실이 확인되는 차량은 소명 절차를 간소화하되, 비긴급 운행 과정에서 발생한 교통법규 위반에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가 보여주는 핵심은 소방차에 과태료가 많이 부과됐다는 것 자체가 아니다. 대부분 면제되는 긴급출동을 확인하기 위해 소방과 경찰이 같은 행정 절차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