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9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된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에서 관계자들이 고유제로 동해안별신굿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09년 9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된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에서 관계자들이 고유제로 동해안별신굿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국내 활동 무속인 수가 과거 20만 명 수준에서 현재 80만 명에 달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송파구 주민 수(64만5000여명)보다도 많은 규모로, 실제 무속인 수와 실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속인 수 80만명 주장은 '근거 불명'…젊은 무속인 유입만 늘어
국내 활동 무속인이 80만명까지 급증했다는 온라인상의 주장은 뚜렷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무속인은 사업자 등록 없이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공식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 무속인 단체인 대한경신연합회 관계자는 젊은 무속인의 유입은 증가했으나, 고령 무속인의 은퇴·사망과 상쇄돼 전체 회원 수는 약 3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주·타로 등 유사 업종을 포함하는 정부 통계에서는 최근 종사자가 소폭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점술 및 유사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1만512명, 사업체 수는 9895개로 3년 전 대비 각각 8%, 10%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무속인 급증설'의 배경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무속인을 흉내 내는 사람들이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탓이라고 지적한다.

무속인 A씨는 "다른 직업군과 달리 무속인들은 자신이 어떤 신을 모시는지, 어떤 수련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며 "최근 2~3년 사이에 유튜브를 중심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늘면서 언젠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속 사업 '양지화' 속 '인간적 양심' 잃은 범죄도
무속인 규모에 대한 통계 부재와 검증되지 않은 무속인의 증가는 무속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조카를 악귀 퇴치 명목으로 잔혹하게 살해한 70대 무속인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 등 중대 범죄 사례도 발생했다.

국가무형유산 굿 이수자인 40년 경력의 무속인 C씨는 "과거에는 전통 굿을 배워야 하는 분위기였지만 요즘에는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무속이 문화가 아닌 '막대한 돈이 오가는 사업'이 된 만큼 사업자 등록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고 세무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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