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통신시설 호남 지역에 집중돼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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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등급 통신시설 호남 지역에 집중돼 있다니
통신 재난 'KT 아현' 사태 재발 우려
  • 입력 : 2018. 11.28(수) 17:15
  • 편집에디터

지난 24일 발생한 KT 서울 아현국사(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는 IT 강국 한국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다. 주변의 통신 장애는 화재 4일째인 어제까지도 완전하게 복구되지 않았다. 이번 화재로 서대문, 용산, 마포와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KT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 자영업자, 택배기사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자영업자와 중소상인들이다. 전화와 인터넷이 마비되면서 배달 주문이 많은 업종의 경우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이번 화재 사건은 통신사들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나머지 재난 방지를 위한 대비와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KT 아현지사는 서울 중심 지역을 커버하는 거점 시설인데도 D급으로 분류돼 백업 시스템이나 우회로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복구가 더디고 피해를 키웠다. 이처럼 D등급으로 분류된 통신시설이 지방에 몰려 있고, 특히 호남 지역에 가장 많다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D급 시설이 광주에 37곳, 전남·북은 148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면 일상이 마비될 정도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은 우리가 KT 아현지사 화재에서 확인했다. 광주·전남을 비롯한 지방의 경우 지하에 각종 케이블이 얽히고설켜 위험성이 더 크다. 재난 발생 시 서울보다 동원 가능한 예비 자원이 부족하고 안전 대책이 제대로 수립돼 있지 않아 사고 수습이 더 어렵다. 또 서울시의 경우 최근 각종 케이블 매설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하 지도'를 만들었지만, 지방의 경우 이마저도 구비돼 있지 않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금이라도 통신시설 등급을 재분류하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광주·전남 지역 D등급 통신시설의 재난에 대비한 백업 및 이중화 시설, 화재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 강화가 시급하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