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도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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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아파트 경비원도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 광주경비원일자리협의회 서연진 대표
  • 입력 : 2018. 11.28(수) 18:47
  • 김정대 기자
"아파트 경비원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경비원 일을 하면서도 사회적 편견이 창피해 아내와 자녀들에게조차 말 못하는 현실이 바뀔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와주십시오."

28일 광주경비원일자리협의회(이하 광주경비협) 서연진(72·사진) 대표는 시민들이 열악한 경비원들의 처지에 관심가져 제도가 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광주경비협은 광주지역 경비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난 27일과 이날 이틀에 걸쳐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까지 광주지역 아파트 경비원 3700여명 중 800여명이 가입했다.

서 대표 또한 8년째 경비원 업무를 하고 있는 종사자다. 그는 지난 2월 근무하던 아파트의 경비용역업체가 교체되면서 '만 67세 이상 고령'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퇴직금조차 제대로 정산받지 못하면서 법정다툼까지 벌였다. 이것이 광주경비협을 꾸리는 데 중심 역할을 짊어지게 된 계기가 됐다.

서 대표는 "갑작스럽게 해고 당한 뒤 3개월 간 법정다툼을 이어가며 일자리를 구하려니 비참한 감정만 들었다"며 "고용불안에 격무를 떠맡으면서도 말 한마디 못하는 고령의 경비원들을 대변하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발로 뛰며 회원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원들의 처우가 개선되려면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대신 주택관리법에 의거해 아파트에서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경비원의 업무 범위를 명시해 지금처럼 사실상 '잡부'로 부려지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비원의 낮은 처우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입주민의 '갑질'로도 이어진다고 봤다. 무엇보다도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경비원 상호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모든 입주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극소수 입주민들의 폭언과 폭행으로 마음앓이를 하는 고령의 경비원들은 자·타의에 의해 일자리를 잃고 경우에 따라 몸도 상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입주민들이 자기가 낸 돈으로 부리는 일꾼정도로 생각하고 막 대하는 데서 문제가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경비협은 향후 지자체와 입주자대표, 용역회사가 포함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통해 이 같은 부분들에 대해 대책을 세워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출범을 하고도 당장에는 업무를 볼 사무실이 없어 당분간 활동에 지장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 대표는 "입주자 갑질 등 문제는 사실 경비원들의 인식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워낙 고령이 많다보니 세대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교육장이자 경비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활동할 사무공간이 필요하지만,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등 지자체에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