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 팬북 촬영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방문한 KIA 투수 김윤동이 2019 시즌을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9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시즌 마운드 운용에 대한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현재까지 공석인 '마무리투수'엔 김윤동(25)이 보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윤동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최다 이닝(82.2이닝)을 소화해 3점대 평균자책점(3.70)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김윤동 자신은 마무리투수 보직에 자신이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13년부터 1군 무대를 밟았지만 김윤동이 이름을 알린 건 2017 시즌. 당시 그는 7승(4패)을 올렸고 11세이브 6홀드로 큰 활약을 보였다. KIA의 마당쇠로 불펜과 마무리를 오가며 80.1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4.59의 기록을 세웠다. 좋은 기록이지만 현재 김윤동에겐 아쉬운 기억으로 남았다.
김윤동은 "당시 선배님들을 대신해 마무리로 몇 번 등판했었는데 그 때 잘못했다"며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보직에 자리를 잡았을 텐데 결국 잘못해서 다시 선배들이 마무리에서 던졌다. 여전히 아직 난 모자른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로서는 누구나 갖고 싶은 '보직'이지만 김윤동이 원하는 건 선발, 중간, 마무리가 아닌 정당한 '경쟁'이다. 그는 "난 아직 자리잡은 선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보직을 하고 싶다고 희망하기 보다는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며 "확실한 보직을 얻기까지는 팀내 치열한 경쟁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9회초 무사상황, KIA 투수 김윤동이 역투하고 있다. 뉴시스
비시즌 기간인 요즘 그는 체력 관리와 식단관리를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윤동은 "이 기간에 남들한테 안뒤쳐지려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어깨가 옛날부터 좋지 않아서 구장에 자주 나와 어깨 보강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탄수화물이라던가 튀김류는 잘 안먹고 단백질 위주로 먹으려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KIA 내야수 김선빈의 권유로 취미 생활도 시작했다. 그는 "(김)선빈이형이 알려줘서 골프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입문자다"며 "가만히 있는 공을 치는 거라서 생각보다 쉬울 줄 알았는데 내가 공을 치면 다 이상한 데로 날아가더라"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전'을 꼽았다. 당시 7회말 팻딘의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윤동은 등판하자마자 1구째에 샌즈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평소 약한 멘탈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김윤동은 그 후로도 김하성과 임병욱에게 안타를 차례로 허용했다. 이날 0.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한 뒤 결국 마운드에서 강판됐다.
김윤동은 "코칭스태프와 수비하고 있는 선배들도 나를 엄청 믿고 있었을 텐데 바로 올라가자마자 초구에 홈런을 허용해 고개를 못들겠더라"라며 "쉽게 맞으면 한번에 무너져버린게 많았는데 팀 중요한 경기에서 나는 또 그랬다. 강판되고 내려왔을 때는 '나는 왜 이럴까' 자책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본받고 싶은 팀내 강철 멘탈로는 에이스 양현종을 꼽았다. "나 같으면 직구로 홈런을 맞으면 다음엔 변화구를 던져서 안맞으려고 할텐데 (양)현종이형은 직구로 승부를 보더라"라며 "좋은 구위와 멘탈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고 동기이자 현재 팀내에서 친한 동료로 알려져있는 임기영에겐 박한 점수를 줬다. 김윤동은 "(임)기영이에겐 10점만점에 1점도 아깝다. 2017년 시즌엔 너무 잘했는데 작년엔 반도 못보여준 것 같아서 그게 친구로서 아쉽다"며 "기영이랑 올해 같이 잘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는 김윤동은 "못해서 중도 귀국 안하고 1군 엔트리에 들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매년 변화구·제구를 다듬어야 하느니 이런말은 안하겠다. 당연히 해야하는거니까"라며 "팀에 도움이 되고 팀에서 많이 찾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했다.
글·사진=최황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