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섭 광주시장(가운데),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오른쪽),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부장이 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협약서에 디지털 서명을 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광주 전남사진공동기자단 |
일자리·노사관계 측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은 분명하지만 완벽한 상생모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불안감이 남아있다는 시각들이다.
●상생·양질의 청년일자리 긍정적
광주경영자총협회(이하 광주경총)는 이날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 타결을 우리 경영계는 지역민과 더불어 환영한다"며 "상생과 협력으로 오늘의 성과를 이룬 광주시와 노동계, 노사민정에게도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광주경총은 광주형 일자리 타결에 대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국내 투자를 꺼려왔던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 △상생과 협력의 새로운 노사관계 전환 △청년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해법 제시 △우리산업의 활력 확보 등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광주경총은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예상되나 노사민정이 잘해 나가리라 믿는다"며 "광주경영자총협회도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통해 지역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상의도 광주가 미래자동차 선도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광주상의는 "지역 경제계는 청년세대에게 좋은 일자리로 희망을 주고 지역 자동차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출발한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공장 사업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반드시 성공적인 결실을 맺어 광주가 미래자동차 선도도시로 도약하고, 제조업의 부활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구심점이 될 수 있길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고등학교들은 광주형 일자리 타결이 지역인재가 고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광주자동화설비고등학교 안규완 교장은 "지역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수년 사이 급격히 줄어 학생이나 교사 등 교육현장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광주형 일자리가 타결되면서 학생들이 희망을 갖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지역인재들이 더이상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광덕고등학교 장홍 교장은 "광주지역 특성화고뿐만 아니라 인문계 고교도 광주 인재들이 고장에서 살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바라는 마음으로 광주형 일자리를 응원해왔다"며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길 바라고 돕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이날 축하메시지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상생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모델로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실천적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대폭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전했다.
●35만대 생산·임단협 독소조항… 기대 속 우려도
광주형 일자리가 완벽한 혁신 일자리모델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참여자치21은 31일 광주형 일자리 타결에 대해 "광주형 일자리는 단순한 숫자개념의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혁신 △원하청 관계 공정성 △연대 임금정책 실현 △제조업 부활이라는 4가지 키워드를 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노사관계 혁신모델이라 하기에는 불안하다"고 말했다.
노사관계 대립이 심한 자동차업계 특성상 시장이 넓지 못한 경형 SUV 35만대 생산, 임금단체협상 5년 유예조항은 여전히 노사민정 불안요소라는 평가다. 특히 임단협 유예조항은 지난해 말 광주형 일자리 타결이 무산된 쟁점 독소조항이다.
참여자치21은 "노조 측의 반대를 감안해 임단협 유예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노사민정 협의회' 조항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예전부터 있었던 제도다"며 "노사 협의회는 매출 등 경영정보를 공개해야 하기에 실무적으로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것을 노사관계 혁신모델이라 하기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자나 현대차 각각에 양보를 끌어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남아있는데 중재 역할을 맡을 광주시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청년유니온은 "광주형 일자리가 광주 청년실업 해결에 물꼬를 트는 일이고 지역·청년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실험이라 평가할 순 있겠지만 4대 원칙과 독소조항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또한 임금단체협상 유예라는 불씨가 남아있는 이상 완전한 혁신모델이라 보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년유니온은 "다만 청년들은 광주지역의 전반적인 일자리에 비해 수준이 높다 보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분명하기에 환영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진창일 기자 changil.j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