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순천시 주암면 순천시자원순환센터 쓰레기 반입장에 각종 생활쓰레기가 쌓여 있다.
쓰레기의 자원화가 환경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폐기물 고형연료(SRF)가 그 사례다. 쓰레기더미에서 불에 타는 성분을 선별해 열병합발전시설, 화력발전시설 등의 연료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이다.
지난 3일 찾은 순천시 주암면 순천시자원순환센터는 SRF 생산 공정이 이뤄지는 장소다. 국비와 민간자본 등 736억원이 투입돼 지난 2014년 문을 열었다.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연료화시설과 지상 2층짜리 재활용 선별시설, 28만4700㎥를 수용할 수 있는 매립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정은 당연히 SRF 생산이 중심이다. 매일같이 센터 내 반입장에는 트럭에 실려온 각종 쓰레기가 쏟아진다. 센터 관계자에 의하면 이곳에 들어오는 쓰레기는 하루 130톤에 달한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는 크레인 집게를 통해 파쇄기와 트롬멜스크린 등 전처리설비에 옮겨진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쓰레기들이 채로 걸러지며 크기별로 나눠진다. 트롬멜스크린은 자원화가 가능한 크기인 30~200㎜ 쓰레기들만 골라내게 된다.
생활쓰레기에 함유된 물기는 건조기를 거치면서 말려진다. 풍력·광학·자력 선별기를 통해 다시 가연성 폐기물만 골라낸다. 모든 선별기를 통과해 남은 가연성 폐기물은 성형설비에 도달한다. 다시 잘게 자르고 압축하는 과정을 거쳐 고효율의 발열량을 가진 SRF가 완성된다.
SRF는 연료로 판매되고, 공정 과정에서 걸러진 재활용품도 다시 내다 판다. 넘쳐나는 쓰레기를 그저 태우거나 땅에 묻는 것보다는 훨씬 생산적이다. 그러나 쓰레기 문제의 근본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자원화 비율이 낮아서다.
센터 측은 이 같은 공정을 통해 기존 매립량의 32%를 감량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바꿔 말하면 SRF와 재활용품을 제외하곤 매립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반입 쓰레기의 20% 정도만 SRF로 생산이 가능하다. 나머지 폐기물은 센터에 마련된 매립시설에 묻고 있다. 문제는 총 5단으로 설계된 매립지가 센터 운영 5년 만에 벌써 4단까지 차올랐다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답변하기 조심스럽지만, 예측하기로 향후 2년 정도면 매립시설 용량이 초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 매립되는 쓰레기양이 웃돌아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원순환센터는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연료화시설을 가동할 수 없다. 반입되는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 상황이라면 2년 후 순천시자원순환센터 가동이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매일 쏟아지는 130톤 쓰레기를 처리할 다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시기를 늦출 수는 있겠으나, 당장 뾰족한 해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매립 용량 초과를 미루기 위해 최근에는 공정 후 남는 쓰레기들을 압축해서 묻는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미 묻어버린 쓰레기는 다시 파내 압축해야 할 판이지만, 그 만큼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 3일 순천시 주암면 순천시자원순환센터 내 매립지 모습.

순천시자원순환센터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