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포식자 '미국가재' 영산강 지류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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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복지
생태계 포식자 '미국가재' 영산강 지류서 발견
  • 입력 : 2019. 06.11(화) 18:13
  • 곽지혜 기자
지난해 9월 나주 남평읍 오계리 지석천 일원에서 채집된 길이 20㎜의 어린 미국가재(붉은 원 안). 국립생태원 제공
유럽에서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지정된 미국가재가 영산강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1년 동안 '전국 외래생물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전남 나주시 영산강 지석천 15.5km 구간과 나주호 하류 대초천 6.1km 구간 등 3곳에서 미국가재 33마리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동물의 사체부터 곤충, 채소, 수생식물 등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습성의 미국가재는 토종가재와 먹이 경쟁을 벌이거나 곰팡이 등 병균을 옮겨 수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미국가재는 1987년 용산 가족공원에서 처음 발견된 후, 지난 2006년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서식이 확인됐다.

관상용으로 국내에 도입됐다가 일부 사육자가 사육을 포기하고 하천에 방사하면서 국내 생태계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가재는 미국 루이지애나 원산으로 유속이 느린 하천, 습지, 호수, 농수로, 논 등에 서식하며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생존력이 강하다. 한번 번식할 때마다 200여 개의 알을 낳고 성장·번식주기가 짧아 번식력도 왕성하다.

특히 지난해 3월 나주 지석천에서 잡힌 가재 암컷은 복부에 어린 가재를 215마리나 붙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 상태에서 2~5년 정도 살 수 있는 미국가재는 강바닥에 굴을 파는 습성이 있어서 물을 탁하게 하며, 녹조의 원인이 되는 침전물 영양염류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생태원은 미국가재가 새뱅이, 두드럭징거미새우 등 영산강 토착 생물에 위협을 끼치고, 수질 변화 등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생태계 위해성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미국가재는 생물다양성법상 관리대상인 '생태교란종' 지정 조건인 1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2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국립생태원은 미국가재가 국내 수생태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방침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도 미국가재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될 경우 유관기관과 협력해 개체 수 관리와 퇴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