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신안 해저유물 57점' 60대 도굴꾼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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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되찾은 신안 해저유물 57점' 60대 도굴꾼 검거
36년간 장롱 안에… 공소시효 만료 기다려||흑유자기 등 일부 유물 문화재적 가치 상당
  • 입력 : 2019. 06.13(목) 18:23
  • 뉴시스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서 도굴됐다가 도굴문화재 은닉사범 검거 후 회수한 유물 57점. 뉴시스
국내에 보물선 신드롬을 일으켰던 신안선이 발견된 지도 40여년이 흘렀지만, 당시 도굴된 문화재들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반과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80년대 신안군 도덕도 앞바다 '신안 해저유물매장 해역'에서 도굴한 도자기 57점을 36년간 몰래 보관해온 A(63)씨를 매장문화재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가 지난 1982년부터 숨겨온 도자기 57점은 14세기 신안군 증도 앞바다 해저에 가라앉은 중국 원나라 침몰선인 신안선의 선적품으로 △청자 구름·용무의 큰 접시 △청자 모란무늬 병 △청자 물소 모양 연적 등 당대 동아시아의 문화교류를 실증하는 중요 유물이다.

특히 압수 유물 중 오묘한 흑갈색 빛깔을 자랑하는 '흑유잔'은 중국 송나라 때 푸젠성 건요 가마에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1983년께 도굴범들이 증도면 앞바다에서 사설 잠수부를 고용해 몰래 빼돌린 유물을 입수한 뒤, 지인 등이 문화재 사범으로 구속된 것을 알고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거처에 도자기를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최근 A씨가 도자기 처분을 위해 일본을 두 차례 오가며 브로커를 물색한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검거, 경기도 거주지와 서울 친척집 등에 수색을 벌여 도자기를 압수했다.

한상진 문화재청 사범단속반장은 "A씨는 지난 40여년간 도굴품들을 안방 장롱과 금고 등에 숨겨두고 일부는 에어캡에 감싸 보관하고 있었다"며 "그러다 최근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일본으로 반출하려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과 사범단속반에 적발됐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보관 유물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유품"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압수 유물들은 보존상태가 우수하고 학술적, 전시·교육 자료로도 활용가치가 높아 국가귀속 후 국공립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통해 도굴된 신안해저유물이 시중에 실제 존재하고 불법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골동품 거래 시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1975년 신안군 증도면 도덕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신안선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총 11차에 걸쳐 수중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현재까지 도자기류 2만여점, 석재료 40여점, 금속류 720여점, 동전 28톤 등이 발굴됐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