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성 작 '히말라야의 아침'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캄보디아, 몽골, 네팔, 티베트 등의 오지에서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몽환적인 색감의 그림으로 펼쳐진다. 1990년대부터 25년간 오지를 돌며 해외봉사 겸 아트투어를 해 온 서양화가 김해성 작가가 19일부터 오는 10월6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샹그릴라, 무욕의 땅'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인도 라디크와 미얀마, 중국 티베트와 운남 등 문명이 미치지 않는 오지에서 만난 사람과 자연의 순수함을 회화작품 20여점을 통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들은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온 듯 독특한 의상들과 인물들을 보여준다.뿐만 아니라 그들이 생활하는 자연, 함께 사는 동물, 현지인들의 생활 풍습과 문화를 알 수 있는 요소들이 작품 곳곳에 담겨있다. 생소한 풍경과 모습이지만, 작품 속 인물들이 머금고 있는 미소는 진정한 따스함과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김 작가에게 인도의 라디크와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등은 미술 교육, 벽화 작업, 문화 행사 등 나눔을 실천하는 장소인 동시에 삶의 소중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지다. 여행 속 문화와 풍경은 그림의 소재가 된다. 여행지에서 머물며 보낸 시간들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인생관, 즉 행복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고 김 작가는 고백한다." 특히 인도의 라디크와 같은 오지에서는 오롯이 행복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최소한의 것만을 지닌 채 서로 나누며 살아온 라다크는 전 세계에서 찾아온 지친 영혼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곳이었다."
김 작가는 "그곳 사람들은 문명에 찌든 현대인에 비해 오히려 유토피아적 삶을 살고 있었다"며 "최소한의 것, 전통적인 것만 소유한 채 살아가는 소수 민족들을 보며 편견없는 삶, 욕심없는 삶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것 같아 그저 부러웠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과 물질적인 번영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이 정신적, 사회적 빈곤과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부재한 까닭이다.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첨단 기술만을 앞세운 획일화된 발전이 가져오는 사회적 문제이자 한계이다.
김 작가는 "다양성이 자연 생태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처럼, 인류의 문화에 있어서도 다채로움과 서로의 다른 점을 수용하려는 태도가 더 풍요롭고 조화로운 발전의 실질적 기초가 된다"며 "오지의 소수 민족들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각자의 의미와 역할을 자연스럽게 찾았고, 서로의 근원적 욕구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하는 태도에서 따스함과 풍요로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얀 불탑과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작은 도랑, 멀리서 들리는 들소 울음소리, 미루나무 사이로 피어오르는 밥짓는 연기와 아이들의 청량한 웃음소리 등 평화로운 공동체의 풍경 하나 하나가 김 작가만의 몽환적 색감을 입은 채 화폭 안으로 들어왔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가 마음의 평화와 삶의 기쁨을 찾아가는 따뜻한 동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김해성 작가는 조선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개인전 22회 및 600여 회의 단체전 참여했고,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레지던시 프로그램 1기로 참여했다.

김해성 작 '별따기'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

김해성 작 '닭을 안은 여행자' 광주신세계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