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리암길릭'전을 여는 관계미학의 거장 리암길릭이 22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내년에 선보일 전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등 국제적인 미술행사에서 이름을 알린 리암 길릭(56)은 두 단어로 평가받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기를 주도했던 영국 작가를 일컫는 'yBa(young British artists)'와 '관계미학'이 그것이다. 데미안 허스트, 사라 루카스 등과 교류하며 영국의 현대미술을 이끌었던 리암 길릭은 예술이 일상에 개입하는 순간이나 공간을 조정하는 일, 이러한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이나 환경에 미치는 상호작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미술 뿐 아니라 출판, 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그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1997년 카셀도큐멘타 등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선 삼성리움미술관에서도 상설 전시를 하고있으며, 지난 2016년 서울 아라리오뮤지엄에서도 작품을 전시해 뜨거운 호응을 받은바 있다. 당시 오래된 건물을 가벼운 유리 캐노피, 시각적인 흥미를 돋우는 복잡한 파사드 디자인, 색색의 유리 진열창, 사인물 등으로 변화시킨 이 작업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관계미학의 거장 리암길릭의 작품을 광주시립미술관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눈길을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내년 하반기, 광주비엔날레 개최를 기념하는 전시로 '리암 길릭'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광주에서 처음 선보이는 '리암길릭'전은 광주시립미술관이 11년 전 개최한 '루벤스'전과 7~8년 전 '요셉 보이스'전에 이어 세번째로 마련하는 세계 거장전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이 동시대 미술관으로서 담론을 제시하는 곳으로 거듭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다.
전시를 1년여 앞두고 22일 광주를 찾은 리암길릭은 전시공간인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 곳곳을 둘러보며 본격적인 리서치를 시작했다. 광주 안에서의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과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이 오고가는 시립미술관에 깊은 영감을 받은 리암길릭은 이러한 감동을 관계미학적으로 작품 안에 녹여낼 계획이다.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장과 로비, 야외에 설치되며 기존 작품이 아닌 새롭게 작업된 작품들이 전시된다.
리암길릭은 "미술관의 통제를 받지 않은 어린 관람객들의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다음 작품에선 사람들이 미술관서 어떻게 이동하는지와 관람객들의 반응이 계산된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광주의 지극히 일상적이고 비공식적인 장소들을 리서치 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 휴머니티를 찾아내는 작업도 계획중"이라고 덧붙였다.
*관계미학이란 1998년 프랑스 출신 기획자이자 비평가인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riaud)의 에세이 '관계의 미학(Relational Aesthetics)'에서 처음 언급됐다. 더이상 시각예술작품은 미적 추구의 결과가 아니며, 관객과 유기적 관계를 맺기를 시도하는 시스템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 어떤 관계도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예술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