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은 왜 진지할까… 피아니스트가 설명하는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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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클래식은 왜 진지할까… 피아니스트가 설명하는 '인문학'
내달 18일 유·스퀘어 문화관 허효정의 인문학 리사이틀||클래식에 담긴 숭고 담론… 역사적 철학적으로 풀어내||
  • 입력 : 2019. 11.27(수) 17:30
  • 최황지 기자
허효정 피아니스트는 생애 첫 독주회를 앞두고 리허설 무대에 남편을 초청했다.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는데, 그건 남편의 웃음소리였다. 심오하게 피아노 연주를 시작하던 피아니스트는 남편에게 '박장대소'의 이유를 물었고 남편은 '아내가 심각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웃겨서'라고 대답했다. (피아니스트 허효정의 인문학 리사이틀 강연 中)

이 같은 남편의 대답에 허효정 피아니스트는 "왜 클래식이 대중이 공감하지 못할 정도로 심오함을 갖게 됐을까"를 고찰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고민과 답변이 담긴 '피아니스트 허효정의 인문학 리사이틀'이 내달 18일 광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숭고의 파노라마: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숭고해졌는가?'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피아노 연주자의 격렬한 몸짓이 낯설어 보인다거나, 클래식이 가진 진지하고 근엄한 분위기의 원천에 대한 궁금증을 한 번쯤 품어본 관람객이라면 이번 강연은 그들에게 좋은 해결사가 돼 줄 것이다.

허효정은 공연에서 클래식 음악이 지금과 같이 '진지한 음악'으로서의 성격을 갖게 된 경위를 근대 철학 중 '숭고'에 대한 논의를 한 철학자들의 이론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롱기누스, 버크, 칸트로 이어지는 숭고 담론의 역사와 그 이후 이어지는 관념론자들의 논의를 쉽고 재미있게 분석한다.

인문학 강연이 이어진 뒤에는 연주회가 차례로 펼쳐진다. 이날 허효정은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 이신우의 코랄판타지 5번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슈만의 유머레스트를 연주할 예정이다.

허효정은 '음악의 정신성'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피아노, 미학, 서양음악학, 종교음악, 합창 지휘를 넘나들며 학업의 지평을 넓혀온 인물이다.

최근 3년간 18·19세기 음악 관련 간행물을 비롯한 여러 사료를 바탕으로 '클래식 음악'이라는 개념이 형성된 시대와 그것을 둘러싼 지성사의 담론을 연구해왔다. '인문학 리사이틀 시리즈'는 이와 같은 허효정의 오랜 숙고를 담은 프로젝트다. 음악회와 세미나가 합쳐진 형식의 시리즈로 총 7개의 시즌으로 기획 중이다.

클래식에 대한 참신한 철학적 논의가 담긴 공연에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내고 있다. 일찍이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허효정은 뉴욕 카네기 홀, 비엔나 무직베라인 홀을 비롯한 주요 무대에서 연주해왔고, 그의 카네기 독주회에 대해서는 뉴욕 콘서트 리뷰로부터 "우월한 피아니즘: 우뢰와 같은 클라이막스, 천상의 피아니시모, 서정성, 아름다운 음색, 그리고 전적으로 몰입한 연주"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폴란드의 둑스 레이블로 작곡가 이신우의 코랄판타지 1, 2, 3번을 녹음하여 피아노 독주 앨범을 발매하였으며, 3년간 미국 동부의 라이프뷰 마케팅 매니지먼트의 소속 연주자로 활동하였고, 그의 연주는 미국의 라디오 채널 WFMT 시카고, WMRA-VA, WEMC-VA와 TV채널 Newsplex, 그리고 한국 KBS 라디오 등에서 방송됐다.

티켓은 전석 2만원(학생 할인 50%)이며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하면 된다. 문의는 오푸스 전화(1544-5142).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