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투사회보 제작' 전용호 작가' 소설 출간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518
'시민군 투사회보 제작' 전용호 작가' 소설 출간
5·18 역사와 이후 시민들 일상 적나라하게 묘사
  • 입력 : 2019. 12.16(월) 17:42
  • 오선우 기자
문학들 출판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전용호 작가가 첫 창작 소설집 '오리발 참전기'를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문학들 출판사 제공
1980년 5월 투사회보를 제작하는 등 5·18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전용호 작가가 5·18을 주제로 한 소설을 선보인다.

문학들 출판사는 5·18 당시 직접 운동에 참여했던 전용호 작가가 자신의 첫 창작 소설집 '오리발 참전기'를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5·18의 역사와 이후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있는 전 작가의 이번 작품은 △오리발 참전기 △물안개 △어느 오후 △산새도 오리나무 △비빔밥 △밤의 세계 △사이렌 소리 △마지막 새벽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오리발 참전기'는 보성군 회촌면 바닷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군부대 내에서 차별을 받은 장교를 화자로 내세워 10·26 사태 이후 신군부의 쿠데타부터 시작해 5·18까지의 경험을 풀어냈다.

전 작가의 등단작인 '물안개'는 1980년대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전개됐던 군과 공안기간의 민간인 사찰 등을 모티브 한 작품이다. 가족의 안위를 염려하며 교직에서 한평생을 몸담아 온 부친과 학생·노동운동에 적극 참여한 여동생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이렌 소리'는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다가 투옥된 뒤 20여 년만에 재회한 두 인물이 자신을 괴롭히고 고문했던 군인이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사실을 알고 복수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새벽'은 5·18 마지막 항쟁인 전남도청 최후의 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전 작가는 시민군 홍보본부에서 '투사회보'를 제작하고, 차량홍보와 대자보 작업 등을 수행했던 자신의 모습을 주인공인 대학생 최진우에 투영시켰다.

'산새도 오리나무'는 대학 시절 연극반으로 활동했던 동창들이 오랜 시간 후 재회해 서늘하고 고독하게 축소된 일상의 피로를 확인하게 하는 후일담 소설이다. '밤의 세계'는 파트타임 간호사로 출퇴근을 하는 아내에 의존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실직한 남성의 모습을 표현했다.

문학들 관계자는 "항쟁의 기억을 소설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리발 참전기에 수록된 소설들은 5·18의 역사는 물론 이를 경험했던 자들의 남은 삶까지 자세히 묘사돼 있다"고 평가했다.

전 작가는 1957년 순천에서 태어나 1978년 전남대 재학 시절 들불야학 강학으로 활동했다. 5·18 당시에는 투쟁위원회 홍보팀에서 들불야학 학생들과 함께 '투사회보'를 제작·배포하다 붙잡혀 투옥되기도 했다.

이후 1982년 '임을 위한 행진곡'이 삽입된 노래극 제작에도 참여했으며 광주민중문화연구회 등 지역문화운동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17년에는 5·18의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공동집필해 만해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