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이 21일 2019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이 열린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대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세돌은 이날 대국에서 181수 만에 불계패한 것을 끝으로 24년4개월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친다.

지난 21일 신안군 증도면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2019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날 이 9단은 181수 만에 불계패 했다. 신안군 제공
AI와의 세번째 바둑 대결은 결국 인간의 불계패로 끝이 났다. 그러나 돌을 내려 놓은 이세돌의 표정은 홀가분함 그 자체였다.
이세돌 9단이 고향에서 열린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아쉽게 패하며 24년여 간 몸 담았던 바둑계의 마지막 점을 찍었다.
22일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신안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제3국일 열렸다.
'한돌'은 NHN이 개발한 국내 바둑 인공지능(AI)이다. 이 대국에서 '한돌'은 이세돌 9단에게 181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이 열린 신안군은 이 9단의 고향이다. 이 9단은 은퇴 대국을 1승 2패로 마무리하며 24년4개월 프로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9단은 이세돌은 24년간의 바둑 인생에 대해 "한판 잘 즐기고 간다는 생각이다. 이제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되면서 제 인생은 '반환점'을 맞이하지만, 바둑은 여전히 내 삶의 '우위'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바둑 인생은 물론 어려웠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즐거웠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것은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오늘도 비록 패했지만 즐겁고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은퇴를 맞이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이날 바둑과 관련해서는 "초·중반은 제 페이스대로 뒀던 것 같은데 종반부에 예상 못한 수를 많이 당한 뒤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면서 "초반 선택, 중반에서 크게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조금 더 좋은 수를 둘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돌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 9단은 "솔직히 접바둑으로 따지자면, 아직 강하다고 인정하기는 좀 그렇다. 제가 아닌 좋은 후배들이었다면 너끈히 이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 붙였다.
이 9단은 또 "고향에서 국민과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을 비롯한 응원이 마지막 대국에서 큰 힘이 됐다"면서 "응원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어떤 길을 걷든 큰 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신안군 증도면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 2019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이세돌 9단에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날 이 9단은 181수 만에 불계패 했다. 신안군 제공
실제로 이번 최종국은 이세돌의 고향에서 열린 은퇴 대국인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이 9단의 어머니 박양례씨와 누나 이세나씨, 형 이상훈 9단과 이차돌씨 등 가족들이 이세돌의 마지막 대국을 지켜보기 위해 대국장을 방문했다. 이세돌이 나고 자란 신안 비금도 주민 40여 명도 현장 응원을 펼쳤다.
어머니 박씨를 비롯한 고향 주민 응원단은 비금도에서 여객선·전세버스를 이용해 1시간 40분 걸려 대국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9단은 지난달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현역 생활을 하면서 18차례의 세계대회 우승과 32차례의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기원 공식 상금 집계로 98억 원에 가까운 수입을 벌어들였다. 통산 8차례의 MVP, 4번의 다승왕과 연승왕, 3번의 승률왕에 올랐다. 2014년 구리 9단과의 10번기에서 6승 2패로 승리했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결해 1승 4패로 패했으나, 인류 최초로 바둑 AI를 상대해 1승을 거둔 주인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