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교수, 마쓰다 도키코 일본 내 검열 사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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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김정훈 교수, 마쓰다 도키코 일본 내 검열 사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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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9. 12.29(일) 17:04
  • 최황지 기자

발매금지처분을 당한 시 '참을성 강한 자에게' 초판본. 김정훈 교수 제공

"어머니, 내 어머니/ 그자들이야말로/ 당신과 나 사이의 진짜 적!/ 이제 당신은 늙고 쇠약해졌지만/ 나는 젊고 강하니/내 뒤로 와요/ 내 손을 잡고 와요/ 그리고 끊임없이 잠복하고 있는 이 착취망/ 이 견고한 철쇄를 풀어헤치고 나가요/ 눈물을 닦아요 어머니/ 우리는 조만간 좋은 세상을 맞을 거예요." (마쓰다 도키코 시 '어머니' 中)

일제냈다.

일본의 저항 시인이기도 한 마쓰다 도키코가 일본의 근현대사에 있어서 시집을 발매 금지처분 받은 유일한 여성시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역에서 마쓰다 도키코를 연구하는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2014년 세상을 뜬 도이 다이스케 시인이 2009년 11월 한 강연회에서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도이 시인은 마쓰다 도키코를 '최후의 프롤레타리아 여류시인'이라고도 호칭했다"고 밝혔다. 최근 도이 시인이 해당 발언을 했던 강연 CD를 김 교수가 직접 일본의 연구자에게 받아 관련 사항을 확인했다.

마쓰다 도키코가 일본에서 여류 시인으로서 처음으로 발매금지처분을 당한 시집 '참을성 강한 자에게'는 1935년 도진샤 서점에서 출간됐으나 일본제국주의의 치안유지법 하에 여러 부분이 탄압의 대상이 됐고 삭제와 함께 복자로 표기되는 등 검열 당했다.

'참을성 강한 자에게'의 표지에는 밤에 애를 업고 운동을 전개하러 나가는 마쓰다 도키코 자신을 형상화한 그림이 새겨져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받은 강연 CD를 통해) 마쓰다 도키코의 시인으로서의 위상이 새롭게 밝혀졌다"며 "이번 자료는 그녀를 이해하는데 매우 의의가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