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공포 확산…"나도 혹시" 시민 불안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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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우한폐렴' 공포 확산…"나도 혹시" 시민 불안감 호소
감염 걱정 급증…외출 기피·마스크 판매도 늘어||중국 여행 예약자 20% 감소·항공업계도 ‘비상’
  • 입력 : 2020. 01.27(월) 16:57
  • 김진영 기자
국내에서 네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우한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른바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네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다수의 시민들은 우한폐렴 확산을 우려하며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수칙 전파에 나서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 기피 현상이 확산되면서 여행사는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항공사들은 자사 여객기에서 우한폐렴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 외출 기피·마스크 판매 급증

우한폐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온라인상에는 "기침이 나오는데 우한폐렴일까 무섭다", "열이 나는 것 같은데 우한 폐렴일까 겁난다"는 등 감염 가능성을 걱정하는 게시물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밖에서 놀고 싶은데 우한폐렴이 무서워 나가기가 겁난다", "놀이동산은 가도 될지 걱정된다", "제주도 여행도 취소했다"는 등 외출을 기피하는 반응 등이 등장했다.

우한폐렴이 호흡기 질병인데다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스크 판매도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19~21일 사흘간 마스크 판매량이 33% 증가했다. 특히 국내에서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에는 마스크 판매량이 전일 대비 174%나 치솟았다.

중국 내 우한 폐렴 상황을 전파하면서 국내 확진자 발생을 우려하거나,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확산과 비교하면서 이번 사태의 전개 양상을 가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정부에서 빨리 대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메르스 사태처럼 서울시장이 진두 지휘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게시물을 통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대응을 요구했다.

● 중국 여행 취소·항공업계 '비상'

우한폐렴 우려로 여행 기피 분위기가 퍼지면서 여행사는 울상이다. 중국뿐 아니라 전체 여행 수요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 동구 학동에 거주하는 이모(45)씨는 우한폐렴에 대한 공포 때문에 테니스 동호인들끼리 계획한 부부동반 여행을 취소했다.

그는 동호인 등 6명과 함께 2월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청도지역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긴급 논의를 거쳐 예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저가 항공을 예약했지만 비자 발급 비용부터 항공비까지 100여만원의 취소 수수료를 떠안았다.

이씨는 "우한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는데다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수수료 지출을 감수하고도 예약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울산이나 삼척 등 국내 여행으로 대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한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여행사에는 중국 여행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월 넷째주부터 여행 취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3월까지 중국 여행 예약의 20%가 취소됐다"며 "취소 이유를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우한폐렴'이 주된 이유일 것"이라고 전했다.

모두투어 관계자 역시 "20일부터 하루 최대 1000여명씩 취소가 늘고 있다"며 "우한과 멀리 떨어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북경, 장가계, 상해 등 인기 여행지가 같은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예약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우한폐렴 감염이 자사 여객기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항공사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항 직항편을 갖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우한발 항공편 전용게이트를 마련했다. 또 입국장 및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독살균 작업을 확대했다.

대한한공 관계자는 "우한 폐렴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승객을 대상으로 체온측정을 실시해 37.6도가 넘을 경우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탑승 가능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며 "기내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해당 승객과 근접 좌석 탑승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전편에 마스크를 탑재하고 중국에서 오는 승객들에게 우한폐렴과 관련해 검역을 받으라는 기내 방송을 실시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제2의 사스 사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우한폐렴'이 확산할 여지가 있어 일단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