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홉이 희망이 된 것처럼 우리도 희망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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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제이홉이 희망이 된 것처럼 우리도 희망 전할게요"
BTS 멤버 중 광주 출신 멤버 제이홉 생일 기념 기부||광주 아미 4명 희망티셔츠 직접 제작해 해외에 보내||자기 만족 추구하는 신(新) 팬덤… "굿즈 보다 좋아"
  • 입력 : 2020. 02.12(수) 17:20
  • 최황지 기자

BTS의 광주 아미인 김진아씨 외 3명이 제작한 희망티셔츠의 모습.

김진아씨 외 3명이 제작한 희망티셔츠.

"학창시절에는 공연을 가거나 굿즈를 모으는 게 가장 기뻤는 데 요즘엔 내가 좋아하는 스타 이름으로 기부하는 게 가장 기뻐요"

아이돌(IDOL) 팬덤 문화가 다양해지고 있다. 공연 관람·굿즈 구입에서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기부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타들의 데뷔일·생일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해 '스타의 이름'으로 펼치는 기부가 펼쳐지는 등 훈훈한 팬덤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광주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이름) 4명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제이홉(정호석)의 이름으로 기부를 통한 희망 전하기에 나섰다. 광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진아씨 외 3명은 광주 출신인 제이홉의 생일(2월 18일)을 기념해 기부를 펼쳤다. 지난 1월 부터 전국재회구호협희 희망브릿지를 통해 재난·재해를 맞은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티셔츠'를 직접 만들었고 최근 발송을 마쳤다.

"제이홉 이름에 Hope(희망)도 들어가고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도 '희망'을 상징하는 기부 단체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희망이란 단어를 계속 찾다 보니까 희망브릿지를 알게 됐고 그 중에서도 '희망티셔츠' 캠페인을 알게 됐어요. 제이홉이 우리에게 희망을 준 것처럼 우리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이홉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기부 페이지 등에서 소액을 기부한 적은 있지만 이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홉이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힘들게 춤을 추고 이렇게 월드스타가 됐거든요. 그런 제이홉이 늘 하는 말이 '어디선가 힘들게 지내고 있는 사람을 도울거다'라는 말이에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직접 베풀죠. 그러다보니 팬덤 문화도 스타들의 모습에 따라 바뀌는 것 같아요."

4명이 '희망티셔츠' 캠페인과 동물자유연대 캠페인에 나눠 기부한 액수는 60만원이다. 아미라는 이름으로 작은 액수를 꾸준히 기부해 왔지만 이번 기부는 큰 액수는 아니라며 부끄러워 했다. 그러나 이들의 기부는 스타의 선한 영향력이 팬덤 문화 깊숙이 확산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솔직히 작은 금액이라 부끄러워요. 단체 모금하면 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지만 작은 액수라도 정성을 다해 기부해보고 싶었어요. 티셔츠 36~40개를 직접 물감으로 꾸몄고 동물자유연대에도 동물 보호 금액으로 기부했어요. 스타 이름이 제이홉, 희망이기 때문에 저희도 티셔츠에 Hope(희망)이란 글자를 사용했죠."

이들이 제작한 희망티셔츠에는 스타와 팬덤이 합착한 희망 메시지가 가득하다.

"팬덤 문화를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이돌을 따라다니거나 사진을 찍고 굿즈를 모으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거든요."

실제로 제이홉도 소문난 기부꾼이다. 지난해 광주 북구에 위치한 자신의 모교 국제고 등에 1억원을 기부했다.

"제이홉은 고향이나 모교를 잊지 않고 기부 하고 있어요. 그거 보고 팬들이 '우리가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 하면서 기부를 하는 거에요. 예전엔 굿즈 입고 밤새며 스타 보는 데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요즘엔 나눠주는 기쁨이 너무 커요. 가수 좋아하면서 굿즈 쌓여가는 일이 가장 기쁜 점이었는데 요즘엔 '굿즈 나중에 사면 어때 더 좋은 일을 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