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지역 민생당 현역 중진 의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15 총선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나 각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민생당 후보들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초 인물론을 내세우던 이들은 선거 전략을 바꿔 경쟁당인 민주당에 기대는 '문재인·이낙연 마케팅'으로 선회했다. 황당하고도 기이한 선거 전략이 할 말을 잃게 한다.
광주 광산갑에 출마한 4선의 민생당 김동철 후보는 6일 선거사무실 외벽 현수막에 '문재인 성공! 이낙연 집권!'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현수막 색깔도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바꿨다. 누가 봐도 민주당 후보로 착각하게 만든다. 김 후보는 얼마 전에는 이낙연 전 총리와 나란히 활짝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뉴 DJ시대 개막, 50년 막역지기 김동철·이낙연'이라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날 김 후보와 박주선(광주동남을) 후보 등은 기자회견을 갖고 "민생당과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모신 하나의 뿌리다."며 "모든 것을 온전히 쏟아 부어 호남 대통령 만들기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천정배 민생당 후보도 줄곧 '호남 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다. 목포에서 5선에 나서는 민생당 박지원 후보도 이 전 총리를 의식해 '전남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생당 후보들의 '문재인·이낙연 마케팅' 은 정도도 도리도 아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그들은 4년 전 20대 총선을 앞두고 호남에서 문재인 당시 대표의 인기가 떨어지자 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대거 옮겨 가 배지를 수호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지역에서 문 대통령의 인기가 다시 올라가자 '기생충 마케팅'을 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민생당 후보들이 정책은 팽개치고 '문재인·이낙연 마케팅'에 주력할수록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거기에 속을 정도로 바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