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전남 함평 태생이며 전남대학교 88학번으로 ROTC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김상진씨는 '김상진TV'라는 보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8일 기준 구독자 9만6000여 명을 기록 중인 이 채널에는 5·18을 비롯해 정부와 민주당, 세월호 등 극우·보수 성향에 반하는 모든 이슈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5·18 망언'으로 날선 비난을 받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항의하고자 서울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던 오월어머니 등 민주유공자들을 찾아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과거 '5·18 당시 광주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목격했으며, 지프차를 타고 시민군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하기도 해 온 광주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김씨는 오는 5·18 주간 금남로에서 집회를 열 계획인 보수단체 '자유연대'의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등 핵심 간부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 동부경찰서를 찾아 직접 집회 신고를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신고 과정 역시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면서 끊임없이 '가짜 유공자 명단과 공적 조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홍보하는 등 5·18을 깎아내리기 위한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전남 보성 출신이라고 밝힌 안정권씨는 구독자 20만8000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GSZZ TV'를 운영 중이다. 김상진TV와 마찬가지로 5·18 폄훼에 앞장서는 등 극우·보수 성향을 띠고 있으며 팀까지 꾸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보수단체의 행동대장격인 안씨는 광주를 비롯해 전국을 돌며 시위와 집회 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5·18 주간에 이르기까지 금남로 일대 유공자 명단 공개 촉구 집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했으며, 5·18 폄훼 현수막을 든 채 거리를 행진하고 폄하 발언과 욕설을 일삼기도 했다.
광주 출신을 자칭하는 젊은 청년들마저 보수 유튜버를 표방하며 5·18 폄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독자 11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왕자'는 지난달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자신의 채널에 업로드했다. 왕자는 영상에서 5·18 당시 톨게이트에서 계엄군이 시민군의 공격을 받은 점, 차량과 무기고 탈취, 교도소 습격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배후설을 비롯한 '5·18 음모론'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백성동 극락초 교사가 5·18기념재단에서 운영 중인 '오일팔[5.18]TV'에 당사자 증언과 증거 등을 일일이 제시한 설명 영상을 같은 제목으로 올리면서 정면으로 반박당했다. 모두 5·18에 대한 정확한 지식 없이 지만원씨의 '북한군 침투설' 등을 차용해 근거 없는 의심으로 만들어 낸 허구라는 게 드러나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다.
구독자 19만6000여 명을 기록 중인 유튜버 '시둥이(본명 송시인)' 역시 주로 왕자와 함께 활동하며 5·18 비하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2편의 영상을 업로드해 '5·18은 성역화됐다'고 비난했으며, '5·18특별법'을 '전라도 특별법'이라고 깎아내리는 등 신군부를 옹호하고 5·18 유공자를 가짜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40주년 5·18을 앞두고 온라인 상에서 기승인 5·18 폄훼·왜곡 행태에 대한 지역 반응은 싸늘하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역사왜곡처벌특별법이 계류돼 폐기될 지경에 이른 요즘 왜곡과 폄훼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법적 조치 등 강력한 대응을 취할 계획이며, 정치권 역시 더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도록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관계 확인 등 언론이 진실을 밝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김옥렬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유튜브는 물론 5·18 당시 간호사로 활동했다고 주장하며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몰아가는 등 검증 안 된 이들도 확인해야할 대상"이라며 "언론은 반짝 이슈만 기사화할 게 아니라, 심층 탐사 보도 등 진실을 바로잡는 일에도 앞장서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