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빛낼 대표 극단 뽑는다"… 제34회 광주 연극제 개최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공연
"광주 빛낼 대표 극단 뽑는다"… 제34회 광주 연극제 개최
2~12일 유스퀘어 동산아트홀서 ||광주 지역 6개 극단 경연 무대 올라 ||코로나19로 인한 갈증 무대서 풀어내||최우수선정작 대한민국 연극제 출전
  • 입력 : 2020. 06.02(화) 16:02
  • 김은지 기자

지난해 광주 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극단 얼‧아리의 '그래도,따뜻했던'. 광주연극협회 제공

광주를 대표해 전국 무대에 오를 연극을 가리고, 우리 지역 극단의 예술성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연극제가 시작된다.

한국연극협회 광주광역시지회(이하 광주연극협회)는 당초 3월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제34회 광주연극제 및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 광주광역시 예선대회를 2일부터 12일까지 선보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새로운 연극들이 이제서야 관객과 만나게 됐다.

유스퀘어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이번 경연에는 극단 좋은 친구들과 극단 사람사이, 극단 시민, 극단 진달래피네, 극단 까치놀, 극단 얼·아리 등 6개 극단이 참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긴 시간 동안 관객들을 만나지 못했던 6개 극단의 연극 단원들은 이번 연극제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갈증을 풀어낼 계획이다.

이번 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받게 될 극단에게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오는 8월 말 제3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광주를 대표해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2일 연극제의 개막을 알린 작품은 극단 좋은친구들의 '사랑입니까'이다. '사랑입니까'는 자연과 속세, 그 사이의 갈등을 부자간의 관계로 풀어낸 작품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아들 용진과 그런 아들을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는 아버지 간의 관계를 통해 끊임없는 경쟁으로 지쳐버린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다.

4일에는 극단 사람사이의 '목마른 물고기'가 무대에 오른다. 평화로운 작은 어촌의 커피숍, 그곳에 찾아온 남자는 커피숍 주인과 애매모호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결국 커피숍 주인을 흠모하던 이선장은 질투에 눈이 멀어 남자를 죽이고, 조용하던 어촌은 발칵 뒤집히고 만다.

지난해 광주 연극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극단 얼‧아리의 '그래도,따뜻했던'. 광주연극협회 제공

현충일인 6일에는 극단 진달래 피네의 '파수꾼'이 상영된다. 감춰졌던 진실을 목격한 파수꾼과 평화로운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덮으려는 촌장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인물의 갈등 사이 아무것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무대 밖 현실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극단 시민은 오는 8일 '댕기머리'를 무대에 올린다. 1929년 10월 30일, 나주역 앞에서 일어났던 광주학생항일운동의 시발점이 된 '댕기머리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대단한 누군가가 아닌 학생들로부터 시작됐던 항일운동, 그사이에서 소설을 읽는 남자 1과 남자 2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0일 극단 까치놀은 '대학로는 파업 중'을 연기한다. 북적거려야 할 대학로 거리 '도깨비 나이트클럽'은 연극인들의 파업과 시위로 폐업의 위기에 놓인다. 클럽 직원들은 사장의 지시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뮤지컬이라는 묘안을 짜내고, 이들의 좌충우돌 뮤지컬 도전기가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극단 얼‧아리는 12일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다'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무대에 선다. 이오네스코의 '수업'이라는 무대를 준비하던 작가와 배우, 그리고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연극이 사라졌다. 색다른 도입부는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알찬 연극으로 꾸며진 이번 광주연극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한다. 한 공연 당 관객을 50명으로 제한하며, 생활 방역 실천지침에 따라 공연장 앞에 소독제 및 마스크, 온도계를 비치하여 발열 체크를 실시한다.

광주연극협회 관계자는 "대한민국연극제는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전국의 문화 수준 척도를 나타내는 대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대표로 나가는 극단은 항상 어깨가 무거움을 느끼며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은 시가 지원하는 예선대회와 본선 참여 예산이 5대 광역시 평균액의 40%밖에 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연극의 발전을 위해 매년 연극제를 치르고, 전국 대회에 참가해왔다"며 "앞으로도 연극제를 운영하기 위해 시의 지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제34회 광주연극제 포스터. 광주연극협회 제공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