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행모> '안전선진국'을 위한 한 걸음, 어제보다 안전한 오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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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행모> '안전선진국'을 위한 한 걸음, 어제보다 안전한 오늘을 위해
김행모 광주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 입력 : 2021. 06.17(목) 09:30
  • 편집에디터
김행모 광주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지금 우리 사회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각종 재난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통감하며 국민 개개인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안전불감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불편하고, 귀찮고,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한순간에 본인과 가족의 인생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인재(人災)', '안전불감증'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다.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재해를 비껴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 앞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대책을 강구하고 인재가 될만한 요인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재가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안전을 소홀히 하는 의식과 인명 우선 보다 경제 논리에 의한 기회비용만을 중시하는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별일 있겠어? 괜찮겠지!' 하는 안전을 무시하는 관행으로 우리 옆에서 일어날 사고를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한다.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의 중요성과 교훈을 되새기는듯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James Reason)은 1990년 스위치 치즈모델(The Swiss Cheese Model)이란 사고 원인과 결과에 따른 모형 이론을 제시했다. 이 모델의 핵심 내용은 '일련된 여러 안전장치 결함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하나의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여러 개의 크고 작은 구멍이 불규칙하게 뚫려 있는 몇 개의 치즈 조각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젓가락을 단 하나의 구멍으로 관통시켜 보자.

두세 개의 치즈 조각이라면 구멍들 사이로 젓가락을 관통시킬 수 있는 확률이 높다. 하지만 치즈 조각이 여러 개라면 하나의 구멍으로 관통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또한, 각각의 치즈 조각에 있는 구멍 수가 적고, 그 크기와 위치도 제각각이라면 젓가락이 통과할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여기서 각 장의 치즈는 '안전요소'를 뜻하며, 기포의 발생으로 생긴 구멍은 '방호장치 결함'을 의미한다. 재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각 장의 치즈 조각인 '우리 사회 안전의식'부터 '안전경영 마인드', '안전관리시스템' 등과 같은 치즈 조각이 더 많아져야 한다. 더불어 치즈의 구멍을 없애거나 작게 만드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하면서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 안전관리의 기본, 그리고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인식을 우리 모두 가져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안전에 대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중심으로 똑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구멍 없는 치즈 조각을 위해 안전의식 전환 및 철저한 예방적 행정조치로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안전을 위한 길,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화재경보기) 설치, 피난에 제한을 주는 비상구(피난로) 적재물 이동 등 안전을 위한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모여 큰 안전으로 돌아올 것이다.

안전하고 평범한 일상의 중요함을 새삼 느끼는 요즘.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개인 방역수칙 준수 등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코로나19 극복의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화재·각종 재난재해도 마찬가지다. 작은 습관 하나하나에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안전선진국'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보다 '소 잃기 전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더 자연스러운 날을 기대하며 안전의식 전환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