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랜드마크 탑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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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광주 랜드마크 탑이라니
  • 입력 : 2021. 08.26(목) 16:43
  • 편집에디터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개월여 앞두고 광주에 '랜드마크 타워'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광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G-타워'를 건립하기로 하고 제20대 대선 공약화를 추진중이다. G-타워는 2023~2028년 1000여억원을 들여 약 2만㎡(6050평) 부지에 200m(50층) 높이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타워에는 기념 공간과 전시관, 회의장,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이는 시가 대선 후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1차 확정한 '공약 초안'에 포함된 내용이라한다. 광주시는 G-타워를 비롯해 최근 확정한 12대 공약 과제를 각 정당과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할 예정이다.  G-타워는 광주시의 랜드마크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시의 인지도 제고는 물론, 문화관광 및 문화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추진 이유로 거론된다.하지만 이런 구상 자체는 한마디로 넌센스다. 도시에서 탑을 세워 성공한 대표적 사례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꼽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도시에서 탑을 세운다고 파리같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

 관광용 타워는 규모가 거대하고 사람이 올라가 땅 위 전망을 관람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광주는 200m 높이에서 바라볼때 전망좋은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지상위 건물이 초라하다. 저명한 건축가의 작품이 도시에 세워진들 랜드마크가 되기보다는 도시 경관을 해치는 이물질적인 돌출 건축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 자체가 예술품인 파리에서도 파리의 경치를 해치는 것이라고 해서 에펠탑 완공 당시 모파상과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막대한 철거비 부담때문에 살아남은 에펠탑은 다른 무수한 파리 관광자원 덕분에 파리의 상징이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G-타워는 에펠탑과 태생 배경도 다르다. 에펠탑은 원래 1889년 만국 박람회에서 시선을 끌 중심적인 건축물을 세우기 위해 공모로 제작된 것이고, G-타워는 단순히 볼 것이 없다는 이유로 관광용으로 세워지는 것이다. G-타워 건설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고 그중 상당 부분은 국비에 의존할 것이다. 이런 취약한 경제성과 타당성으로 국비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다. 대통령 후보 공약에 포함시켜 이 문제를 돌파하려고 하지만 어불성설이다. 파리를 비롯해 유럽 각국 도시들이 도시재생과 인간 중심, 자연친화적 도시로 전환중인 큰 흐름과도 역행하는 일이어서다. 온통 회색빛 아파트숲이 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인권도시 정체성에 걸맞지 않는 위압적이고 구시대적인 인공 건축물을 세우려는 시도 자체가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소수의 아이디어일 것으로 보이는 시대착오적 발상에 사로잡혀 허송세월하지 말고 시민의 삶의 질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공약을 발굴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