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급등·파업' 불안한 건설현장…공사 중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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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급등·파업' 불안한 건설현장…공사 중단 우려
철물·각재·합판 등 자재 50%씩 상승||호남 철근콘크리트 업계 셧다운 집회||1~2월 착공 실적 전년비 36.9% 하락↓||“글로벌 영향…정부·지자체 해법 찾아야”
  • 입력 : 2022. 04.21(목) 17:06
  • 곽지혜 기자
지난 20일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회원사 관계자들이 원청사의 단가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제공
시멘트, 골재, 철근 등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건설 현장의 착공 지연과 공사 중단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호남·제주지역 골조 공사 전문업체들은 셧다운을 선언하고 단가 조정 촉구에 나서며 지역 건설현장 중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광주시청 앞에서 52개 회원사로 이뤄진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 연합회가 200여개 현장에 대한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원청사에 단가 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당초 전국 회원사 190개 업체가 참여하기로 예정돼있었지만, 일부 업체가 원청사와 합의하며 호남·제주 연합회 단독으로 진행됐다.

다행히 집회 이후 원청사 5곳과 협상 끝에 이날 다시 공사를 재개했으며 타지역 연합회 역시 지난 19일 현대건설 등 원청사와 대화를 통해 당장의 셧다운 계획은 취소했지만, 여전히 전국적인 공사 중단의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이처럼 철근콘크리트 업계가 집단 파업까지 불사하는 이유는 폭등한 건설자재값에 현재의 하도급 단가로는 자재와 인건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철콘연합회가 조사한 자재비 인상 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3~8월 계약분) 대비 철물과 각재, 합판 가격은 각각 50%가량 상승했다. 기타 잡자재도 40% 이상 올랐다.

철근의 주원료인 국제 고철 가격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1톤당 60만원 선을 넘어섰으며 현대제철 철근 기준 가격의 경우 지난해 1월 1톤당 70만원이던 것이 현재 99만1000원으로 30만원 가량 올랐다.

인건비 역시 형틀 재래식 15%, 알폼 시공 30%, 철근 시공 10% 등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골조 공사는 건물의 뼈대를 세우는 핵심 공정으로 공사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 현장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이미 공사를 시작한 현장도 멈출 수 있어 공기 지연의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전국에서 착공된 주택은 4만4352채로 전년(7만288채) 대비 36.9% 줄어들었다. 수도권은 35.8%, 광주시를 포함한 5대 광역시 및 지방은 38.7% 감소했다.

철콘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한 달 정도 기다리며 단가 인상을 청구할 예정이지만, 시공사들이 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인상안에 대한 약속을 뒤집는다면 파업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며 "회원사의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아파트 공사 현장이 무기한 멈춰 설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글로벌 공급 문제로 인한 자재값 폭등이 원인인 만큼 지자체와 정부가 나서 공급난 해소를 위한 지원과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재값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폭등하면서 건설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될 자재인 시멘트, 목재, 철근 등의 수급이 불안정함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는 멀리 봤을 때 건축비 인상과 인건비, 분양가 인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니만큼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행정지침 등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자체도 자재값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나 지원방법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