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희극과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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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코로나19 속 희극과 비극
김혜인 사회부 기자.
  • 입력 : 2022. 05.31(화) 16:40
  • 김혜인 기자
그동안 방역 최전선에서 시민들을 돌보던 보건소가 일제히 정상화됐다. 거리두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방역지침이 하나 둘씩 풀려가고 있다. 지난 2년간 국민들이 바라던 '일상회복'이 곧 머지않아 가능한 것일까? 진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인가?

국어사전에서 명시하는 '회복'의 의미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말한다. 하지만 일상회복이라 단정짓기에는 애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사회 전 분야까지 곳곳에 퍼져있다. 이 모든 현상에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기에 우리는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리는 합리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제약이 걸리자 밤 늦은 시간까지 과음에 시달려야했던 회식문화가 점차 누그러졌다. 직장인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회식이 없어져서 한결 좋아졌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동시에 거리두기로 인해 휴가가 끊기고 결국 자신의 애인과도 결별했다던 한 군인의 서글픈 이야기가 회자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코로나19 시대 연애법이 새로 논의되기도 했다.

사회적, 제도적 차원에서는 비대면으로 인해 재택근무, 메타버스 등 언택트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집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에 따라 IT강국의 명성을 더욱 드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의 또 다른 단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택배나 배달 노동자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업무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복잡해졌지만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방역과 의료체계는 어떠한가. 초창기 K-방역모델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사망률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자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재난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했던 점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 위중증·사망자의 26%가 장애인이라는 소식은 재난의 불평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코로나19 속 비극과 희극을 들여다봤을 때 우리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꿈꿔야 한다. 희극은 마지막까지 즐겁지만 비극은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준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우리가 꾀해야 할 진정한 변화는 이 비극을 고쳐나가는게 아닐까.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