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풍경' 마트·편의점서 점심 먹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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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풍경' 마트·편의점서 점심 먹는 직장인들
‘런치플레이션’ 비용 부담 가중||대형마트 즉석 조리식품 ‘인기’||델리 매출 전년비 최대 49% ↑||업계, 가성비 상품 등 메뉴 강화
  • 입력 : 2022. 09.26(월) 11:31
  • 곽지혜 기자
홈플러스의 지난달 5일부터 9월4일까지 한 달간 점심시간대 델리 코너 매출이 64% 신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광주 서구 광천동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윤모(34)씨는 최근 점심시간에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챙기고 있다. 아침에 미처 도시락을 마련하지 못한 날은 식당이 아닌 인근 대형마트로 향한다.

윤씨는 "요즘에는 국밥 한 그릇, 분식집에서 김밥에 라면만 먹어도 1만원은 기본으로 나간다"며 "도시락을 못 싸온 날에는 근처 대형마트에서 5000원대의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자주 해결한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외식비용 상승세 속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식당 대신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은 샌드위치, 도시락, 초밥 등 1만원 이내의 초저가 델리 상품을 마련하고 편의점업계 역시 가성비 도시락과 먹거리에 승부수를 띄우는 등 즉석 조리 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이마트 광주점, 봉선점, 하남점 등 3개 점포의 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신장했다.

치킨류의 경우 65.7%, 샐러드 77.0%, 초밥류 14.5%, 꼬치안주류 27.1% 등 전 품목에서 매출이 상승하며 실제 최근 즉석 식품 코너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초밥종류를 비롯해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델리박스 등을 5000원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는 고물가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해 오는 10월 초부터는 고객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해 만드는 '홈파티 세트'를 구성하고 오는 12월 중순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도시락 매출실적이 전년 대비 40% 이상 신장하는 등 런치플레이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까지 3000원대에 할인 판매를 진행했던 비빔밥 도시락 3종의 경우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갔을 정도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5일부터 9월4일까지 한 달간 델리 코너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특히 점심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출은 64%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즉석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실제로 늘어나고 있음을 증명했다.

샌드위치와 샐러드 매출은 무려 247%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도시락과 김밥은 각각 189%, 111% 신장했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방문이 크게 늘자 홈플러스도 '샐러드+초밥' '초밥+김밥' 등 2가지 이상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밀박스를 4990원에 판매하고 3000원대 샐러드 상품을 내놓는 등 메뉴 구성을 다양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편의점업계의 간편 도시락도 최근 런치플레이션 현상으로 더욱 각광받는 분위기다.

CU의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5% 올랐다. 포켓CU에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도시락을 구매할 수 있는 구독 쿠폰 사용량 또한 같은 기간 약 95%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GS25 역시 같은 기간 FF(프레시 푸드) 전년 대비 매출이 도시락 44.0%, 김밥 39.2%, 주먹밥 31.2%, 샌드위치 42.8% 등 모두 신장했으며 먹거리 유료멤버십인 '더팝플러스 한끼 플러스' 이용 빈도는 145.1% 신장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용량을 늘린 삼각김밥인 '더빅삼각김밥' 매출이 일반삼각김밥 22%의 2배를 넘어선 47% 증가하기도 했다.

지역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이 커진 만큼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접할 수 있는 델리 코너에 고객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와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당분간 즉석 식품 코너의 구성을 더욱 확대하고 할인행사를 잇따라 기획하는 등 업계에서도 다양한 프로모션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