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탈출 고려인 동포에 따뜻한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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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우크라 탈출 고려인 동포에 따뜻한 손길을"
고려인마을 긴급구호 동참 기자회견||후원금 20% 남아…성금 5억 목표||행정당국 입국·숙소 지원 등 독려도
  • 입력 : 2022. 11.14(월) 17:33
  • 정성현 기자
고려인마을이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고려인돕기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인 난민에 대한 보금자리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광주 고려인마을이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해 고국에 입국한 고려인을 위한 정착 지원이 시급하다며 시민·행정당국의 도움을 요청했다.

고려인마을은 14일 오후 2시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고려인 돕기 기자회견'을 열고 "고향에 남은 고려인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고려인 난민 802명이 우크라이나 인접국에서 항공권을 받아 입국했지만, 난민 300여 명 이상은 여전히 한국행을 기다리고 있다"며 "삶의 터전을 버리고 헝가리·루마니아·폴란드로 피신해 난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동포들을 위해 광주 시민과 행정당국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읍소했다.

이날 현장에 참여한 김블라디미르(17)군은 "지난 7월 고려인마을의 도움으로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며 "몇 달 전 국내로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현재 폴란드 국경이 막히는 등 우크라 난민들의 귀환 경로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어 "아직 우크라이나에는 국내로 들어오지 못한 (고려인) 친구들이 많다. 이들과 SNS 등을 통해 소통하고는 있지만, 앞으로의 생사가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하루빨리 고려인 동포들이 국내로 귀환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함께 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우크라-러시아 전쟁참화를 피해 국내로 입국한 김블라디미르씨. 정성현 기자

고려인마을은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의 후원을 적극 호소하는 한편, 행정당국에 △고려인 포괄적 입국 허용 △고려인 동포 항공권 및 임시 숙소 지원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내달 31일까지를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집중 모금 운동 기간'으로 선정, 5억원의 목표 금액을 설정했다. 후원금은 고려인 피난민 항공권·출입국 행정서비스 지원·기초 생계지원·무료급식 운영 등에 쓰일 예정이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그간 모인 후원금으로 난민 동포들에게 원룸 임대보증금·임차료·한국어 프로그램·의료·법률 지원 등을 제공했다"면서 "아쉽게도 이제 남은 후원금이 10~20% 밖에 되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수 백 명의 고려인 난민들이 한국에 무사 입국할 수 있도록 시민과 자치단체의 도움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고려인마을 관계자들은 고려인 난민 정책을 담당하는 김경은 변호사와 함께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을 방문, 시 차원에서 항공권·임차료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고려인전쟁난민조례(가칭)' 상정을 요청했다.

고려인마을이 14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고려인돕기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인 난민에 대한 보금자리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