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학산초 '두번째 졸업식'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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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교육청
영암 학산초 '두번째 졸업식' 화제
격리해제 날 두번째 졸업식
친구·교사 몰래 등장해 축하
  • 입력 : 2023. 01.08(일) 16:29
  • 양가람 기자
영암 학산초등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제자 1명을 위해 두번째 졸업식을 열었다. 학산초 제공
전남의 한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마지막날을 함께 하지 못한 친구를 위해 ‘두번째 졸업식’을 열었다. 교가 제창, 상장수여, 정든 친구들과의 기념사진까지 모두 두번째였지만 졸업생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전해졌다.

8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영암 학산초등학교 6학년 9명에 대한 졸업식이 진행됐다. 한 명을 제외한 8명의 학생이 졸업장과 상장, 꽃다발을 받고 6년간 정들었던 교정을 떠났다.

하지만 박서현 담임교사와 오유라 교사는 코로나19 격리해제(5일 자정) 하루 차이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마무리해야 하는 한 명의 제자가 마음에 걸렸다.

결국 ‘깜짝 졸업식’을 열어주기로 결심한 교사는 주인공에게는 알리지 않고 이미 졸업식을 치른 제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획을 설명하고 참석을 요청했다.

개인 사정으로 모두 참석하지 않았지만 학교에 도착한 4명의 친구들은 돌봄교실에 있던 후배들 사이에 숨어 졸업식을 지켜봤다.

한 명을 위한 졸업식은 전날 진행된 식순과 똑같이 진행됐다. 현수막, 포토존이 다시 설치됐으며 개식사에 이어 국민의례, 상장·장학금 수여, 교장 회고사, 6학년 시절의 영상 시청, 재학생 대표 송사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을 뒤에서 지켜보던 주인공의 어머니는 졸업장만 받고 귀가하려 했던 것과 다르게 뜻밖의 졸업식이 진행되자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교사는 전했다.

이어 행사가 마무리 될 즈음 숨어있던 친구들이 깜짝 등장해 주인공의 옆에서 졸업가 ‘이젠 안녕’과 교가를 부르며 6년동안 정들었던 교정을 두번째 떠났다.

오유라 교사는 “담임교사가 첫 제자들과의 마지막을 다함께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해 ‘한번 더 해요’라고 했던 말이 두번의 졸업식으로 이어졌다”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추억으로 남았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공순 교장은 “졸업식을 마치고 한 번 더 행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기꺼이 생각과 마음을 모아주고 실현한 교직원, 아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졸업식을 볼 수 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뜻밖의 큰 선물을 받아 울었다”며 “중학교에서도 두번째 졸업식은 자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양가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