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 작 기억의 각색2/조합토, 재유/460× 460㎜/2022. |
한갑수 작가의 기억나무 초대전이 갤러리바로(광주바로병원 4층)에서 오는 4월30일까지 열린다. 오는 18일에는 오픈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번 전시는 고슴도치 도예가로 알려진 한 작가가 변곡점 시작을 알리는 데뷔다. 동시에 조소 ‘고슴도치’의 은퇴식이기도 하다.
도예를 회화적으로 풀어낸 기억나무는 수많은 가시를 모아 군집을 이뤄내는 한 작가의 독특한 예법의 결정체다. 한 작가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아픈 가시를 기억에 품고 살아간다. 그 기억들은 끊임없이 변형되고 각색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삶이 바로 기억나무다”며 “삶의 가시들이 군집을 이뤄 소박한 하루를 만드는 소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작가의 고집스러운 ‘가시 말기’는 삶의 몸부림이었다. 한 작가는 “어찌 보면 무식할 정도로 고독하게 가시를 말았다. 망가지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었다”며 “가시 하나씩 말아 붙이면서 세상을 회상하고 되풀이하는 시간을 가졌다. 치유의 과정과 같다”고 말했다.
한 작가에게서 고집스러운 도예가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자기 반죽에 쓸 흙을 직접 캔다. 한 작가는 “흙은 인근 산에서 캐온다. 흙 반죽을 사서 사용하면 작품이 밋밋해진다”며 “또 유약을 바르지 않고 3박4일 동안 가마에 소성한 뒤 재를 날려 질감이 표현되도록 했다. 불이 그림을 그리는 무유소성 기법만 이용한다”고 말했다.
외길만 걷는 도예가의 삶은 20대 시절 한 자기 작업장에서 일하면서 시작됐다. 그 시작으로 한 작가의 삶은 바뀌었다. 도예를 넘어 인생의 스승을 만났고 목포대 조소과에 들어가 도예의 길을 걷게 됐다. 자신의 작가 정체성을 찾고 싶어 언젠가는 무안의 흙, 신안의 소금과 펄만을 사용한 도예작품을 계획하고 있다.
한갑수 작 기억나무/조합토, 무유소성/290×400㎜/2022. |
한갑수 작가는 2010년 ‘고슴도치 갤러리 나들이 가다’전을 시작으로 △‘미스타 두씨’전 △‘고집不소’ 초대전 △‘달아오름’ 초대전 △‘달산리 장승’전 등 총 8차례 개인전을 선보였다. 또 △어머님전 살을빌어 △예술마당 ‘물아혜’ 창립전 △‘달이 빚은 도예’전 등 다양한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산문집 ‘떨어져 나간 것들의 生’을 출간한 바 있다.
한값 2023 갤러리바로 초대전 기억나무 포스터.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