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광주FC K리그1 개막전 V축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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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승격팀’ 광주FC K리그1 개막전 V축포
수원삼성과의 원정서 1-0 승
아사니 후반 43분 선제결승골
골키퍼 김경민 선방 승리 견인
이정효 감독의 용병술 적중
이정효 “운 따랐지만 노력 댓가”
  • 입력 : 2023. 02.26(일) 13:58
  •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광주FC 아사니(오른쪽)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원정 개막전에서 후반 43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개막 첫 경기부터 수원 삼성팬들에게 우리 축구가 어떤지 알려주겠습니다.”

2023 K리그1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밝힌 자신감 넘친 출사표였다. 시험 보기 직전 준비된 자의 자신감은 지난 25일 경기 결과로 확인됐다.

광주FC가 K리그1 복귀전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승격팀’의 매서운 맛을 보여줬다.

광주FC는 지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상위스플릿 진입 목표를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한 셈이다.

광주는 이날 경기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수원 삼성을 상대했다. 산드로와 토마스를 투톱으로 두고 엄지성-이순민-정호연-이희균을 중원에, 이민기-안영규-티모-두현석을 포백에, 김경민을 골문에 각각 배치했다.

광주 선수들은 원정에서 치러지는 개막 첫 경기인데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광주만의 축구를 유감없이 펼쳤다. 출전 선수 전원이 많은 활동량으로 공수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공격 전개시엔 전원이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산드로와 토마스는 공격을 몰아붙이면서 전방에서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 역습을 차단하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엄지성과 이희균, 이민기, 두현석은 공격과 수비 진영을 부지런히 오가며 공간을 지배했다. 이순민과 정호연은 수비수의 공격 가담으로 생긴 빈 뒷쪽 공간을 메워주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골키퍼 김경민은 연이은 슈퍼세이브로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존재감을 알렸다. 김경민은 전반 10분 고승범의 발리 슈팅과 전반 33분 김보경의 논스톱 슈팅, 후반 28분 아코스티의 감아차기 슈팅까지 3차례의 위협적인 슈팅을 선방했다. 김경민은 이날 수원의 8차례 유효슈팅을 모두 원천 봉쇄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정효 감독도 김경민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김경민이 아니었으면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뒤에서 잘 버텨줬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왔다. 내 마음 속의 최우수선수다”고 극찬했다.

김경민은 “첫 경기인만큼 그냥 동계훈련 시작때 처럼 기본에 충실하려 했고 그에 대한 과정이 좋았기 때문에 오늘 결과로 이어진거 같다. 골을 안먹으면 우리가 무조건 이길수있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무조건 집중하려고 했다.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고 웃었다.

이정효 감독의 용병술과 아사니의 골 결정력도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 감독은 후반들어 수세에 몰리자 5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하며 수원을 계속 압박하는 공격 전술을 시도했다. 후반 20분 아사니와 허율, 아론을, 25분 하승운을 투입하며 공격라인에 변화를 줬다. 후반 33분엔 멀티플레이어 박한빈 투입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교체 투입된 아사니가 후반 43분 팀의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했다. 아사니는 정호연의 패스를 받아 지체없이 강한 왼발 슈팅으로 수원 골망을 흔들었다. 아사니는 이날 한 차례의 슈팅 찬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K리그 데뷔전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광주가 남은 시간 수원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자 수원월드컵경기장 원정 관중석에선 휴대폰 세리머니와 함께 ‘남행열차’가 울려퍼졌다.

광주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원정경기까지 따라와 응원한 100여명의 광주 팬들과 만세삼창을 외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정효 감독은 “승리해서 좋긴 하지만 경기력, 과정에 대해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운이 좋아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운도 우리 선수들이 노력한 댓가다”며 “아사니가 골을 넣었을 때 ‘우리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구나’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광주는 다음달 5일 FC서울을 광주축구전용구장으로 불러들여 시즌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이 감독은 “두 달 동안 준비한 전술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긴장을 한 나머지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것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승리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으로 다가올 것 같다. 계속해서 부딪혀보겠다”며 서울전 각오를 드러냈다.

광주의 개막전 승리를 직관한 광주 팬들의 올시즌 기대감도 커졌다.

광주FC 서포터즈 정헌욱씨는 “광주FC가 동계훈련을 통해 전체적으로 많이 준비한 느낌이다. 공수에서 세밀한 패스플레이가 이뤄지지 않는 등 아직은 조직력이 100% 완성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다음 경기에선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정효 감독이 팀을 잘 만든 것 같다. 미흡한 조직력을 더 가다듬으면 공격적으로 더 날카로워질 것 같다. 올시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