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88-2> 전남지역, 올해 신입생 ‘0명’인 학교 3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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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이슈 88-2> 전남지역, 올해 신입생 ‘0명’인 학교 30곳
학령인구 감소 직격탄… 휴교 등 늘어
“통폐합 논의 나오지만 대안책 아냐”
광주도 통폐합 기준 학교 25곳 달해
“폐교보다 재정지원 등 활성화 우선”
  • 입력 : 2023. 02.26(일) 18:16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2010년 폐교된 옛 고흥 송산초등학교 전경.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의 일부 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식’을 진행하지 않는다. 신입생이 한 명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주 또한 초등학생수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광주·전남지역이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학생이 없어 통폐합·휴교 등을 하는 학교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교육당국은 취학 대상자 감소 추세를 대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중·고 848개 학교 가운데 신입생이 없는 학교는 30곳(초 29개교·중 1개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2년 연속 신입생이 ‘0명’인 학교는 17곳에 달한다. 또 학생이 없어 2년째 휴교 중인 학교도 20곳에 이른다. 3년 이상 휴교가 이어지면 폐교 대상이 된다.

교육당국은 궁여지책으로 폐교보다는 인근 학교 분교장 개편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민들도 ‘학교는 주민공동시설로서 폐교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폐교된 장흥 안양동초 졸업생 박모 씨는 “안양동초는 과거 지역의 거점 학교였다. 최근에는 전국체육대회에서 괄목한 성적을 거두는 등 규모에 비해 내실이 두터운 곳이기도 했다”며 “폐교 직전까지도 2개 학급이 유지돼 없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곳은 단순히 학생의 재학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시설로도 활용되는 꼭 필요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학생 30명 이하 및 통폐합 중점 추진 학교들은 학부모 동의를 받아야만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님들 대부분이 해당 지역 출신들이라 나고 자랐던 학교가 없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자녀가 다른 학교로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점에서도 불편해한다”면서 “폐교만이 유일한 대책은 아니다. 작은 학교 활성화·분교장 개편 등 여러 방법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145만명의 광역도시인 광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전체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 수 200명 이하 통폐합(폐교) 대상 학교는 총 25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광주 작은 학교 및 병설 유치원 지원 조례’에 따라 설정된 농촌 소규모 학교는 14곳(초등 11·중등 3), 도심 소규모 학교는 11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창초 △중앙초 △광주동초충효분교장 △삼도초 △삼정초 △광주북초 △임곡초 △동곡초 △본량초 △무학초 △송학초 등은 전체 학생 수가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학교 대부분은 도심외곽에 위치해 있거나 설립역사가 오래된 학교들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점차 학교 시설 노후화·방과후활동 비활성화 등 교육과정 운영에 많은 애로사항이 생겼다.

시교육청은 각종 지원 사업을 통해 소규모 학교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교육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소규모 학교의 경우 급식이나 방과후학교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폐교·통폐합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소멸 위기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통합 사업 운영비·특성화 교육 활동 목적 사업비 지급 △노후화 시설 등 교육환경 개선 △현장 체험 학습비·방과후 학교 프로그램비 지급 △통학버스 운영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학교는 지역 공동체의 핵심이다. 절대 없어져서는 안 된다. 소규모 학교 살리기 대책 등으로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잘 타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