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학습기회 보장… "온라인 수업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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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다양한 학습기회 보장… "온라인 수업 들으세요"
●'온라인학교 시범운영' 운남고 가보니
광주교육청 제안, 공모사업 선정
고교학점제 시행 전 '과목 선택권'
1학기 25강좌... 일과 외 83개강좌
6명 전문교사 배치 우수모델 연구
  • 입력 : 2023. 03.07(화) 17:59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7일 광주 운남고 온라인 수업센터에서 온라인학교 교사가 화상을 통해 광주지역 학생들에게 경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7일 광주 운남고 온라인수업센터 내 수강실에서 운남고 학생들이 본인의 노트북으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양가람 기자
“여러분, ‘경제’ 하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르나요?”

7일 오전 9시 광주 광산구 운남고등학교. 온라인 수업센터 내 강의실에는 화상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4명의 광주지역 고교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 내 온라인 수강실에서 노트북을 켜고 온라인으로 ‘경제’수업을 받았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원격 수업이 제법 익숙해진 덕에 학생들은 긴 시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수업에 임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채팅창을 통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강의실 반대편에 위치한 자습실에서는 운남고 학생 10여 명이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동영상 강의를 받았다.

2021년 서강고와 함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거점센터’ 운영학교로 선정된 운남고에서 빛고을 온라인학교(가칭)의 1학기 교육과정 시범운영이 시작됐다.

‘온라인학교’는 광주시교육청이 최초로 제안한 사업이 정부 국정과제로까지 채택됐고, 지난해 9월 교육부 시범 사업 대상으로 최종 선정됐다. 오는 9월 남구 (구)광주과학고 자리에 디지털 기반 최신 원격교육 인프라 및 설비를 갖춘 ‘빛고을 온라인학교’가 정식 문을 연다.

온라인학교는 교실, 교사 등을 갖추고 소속 학생 없이 시간제 수업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다. 소속 학생 없이, 관내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한다. 일반 학교 학생들이 소속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경우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온라인학교에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다. 단위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이 있을 경우에도 온라인학교에 과목 개설을 요청할 수 있다.

각 과목 수강을 신청한 여러 학교 학생들은 교육부의 화상수업 플랫폼인 ‘교실온닷(https://edu.classon.kr)’에 접속해 교과 교사와 쌍방향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수업을 받는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원 6명이 운남고 내에 마련된 온라인 스튜디오·수강실 등 시설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개설 교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원 모두 온라인 수업에 전문성을 갖춘 이들로, 온라인학교 수업을 위한 정규 교원으로 선발됐다. 현재는 △국어 △영어 △수학 △경제 △빅데이터 △기술을 가르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내년도 개설 강좌가 확정되면 추가로 6명의 교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3학년 대상 영어독해와 작문 과목을 강의하는 최세연 온라인학교 교사는 “(온라인학교 교사들은) 9월 정식 개교 전까지 운남고에서 온라인학교의 우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고교학점제 동아리인 교육과정 연구회를 진행하거나 워크숍을 여는 등 교사 개인의 전문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학교(시범운영) 1학기에만 총 25개 강좌가 운영 중인데, 보건(간호의 기초) 같은 과목은 대학교수 등 외부 강사들이 수업을 맡고 있다.

각 과목 강사가 개설부터 운영, 평가·기록까지 진행하며, 체험활동이나 실험이 필요한 경우엔 일과 외 시간을 활용해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학생들은 지필평가 기간에 온라인학교로 직접 등교해 시험을 보게 된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만큼, 과목 특성에 따라 학년 구분을 없애는 등 ‘유연성’도 갖췄다.

다음 주부터는 일반계고 뿐만 아니라 특성화고 학생들도 ‘정규 일과시간 외’학교간 공동교육과정으로 원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올해 1학기에만 80여개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김유송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정팀 장학사는 “온라인학교는 고교학점제의 안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갑작스레 도입돼 교사와 학생 모두 시행 착오를 겪었지만, 3년이 흐른 지금은 그때와 출발점이 다르다. 광주는 지난 2021년부터 정규 일과시간 내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하는 등 미래교육을 준비해 왔다. 대다수 고등학교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시설을 갖췄고, 온라인학교 개교를 위한 조례 역시 상반기 중 개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이나 학교별 여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동등하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학교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잘 활용해 보다 좋은 수업 모델을 연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