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기후변화… 물 부족 대응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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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빨라지는 기후변화… 물 부족 대응 서둘러야
동복댐 저수율 2018년부터 감소
2~5월시기 54.6%→20%대 급감
지하댐·해수담수 등 물 확보 필요
  • 입력 : 2023. 03.21(화) 18:03
  • 박상지·김해나 기자
광주 북구 기후환경과 공직자와 자원봉사자들이 21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앞에서 시민들에게 양치컵을 건네며 물 절약 실천 홍보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기상이변이 남부지방에서부터 현실화하고 있다. 광주·전남에 닥친 ‘최악의 가뭄’도 이미 2018년부터 점차 진행돼 왔다는 분석이다. 전국 곳곳에서는 기상이변에 따른 물 부족 극복을 위해 지하댐, 상수도 노후관 정비, 담수화 등을 추진 중이다. 물 확보를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 식수원 ‘동복댐’…6년 전부터 저수율 감소

지난해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상 가뭄 발생 특성’에 따르면 남부지방 기상 가뭄 발생 일수는 227.3일로 1974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281.3일로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 남부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적 현상인 가뭄의 원인은 이상기후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세기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광주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이 예고됐었다.

광주시 상수도본부가 조사한 최근 10년간 광주지역 강수량은 △2013년 1257㎜ △2014년 1368㎜ △2015년 1074㎜ △2016년 1515㎜ △2017년 1157㎜ △2018년 1965㎜ △2019년 1950㎜ △2020년 2781㎜ △2021년 1566㎜ △2022년 748㎜으로 홍수가 났던 2020년을 제외하곤 거의 일정하다.

반면 동복댐 저수율은 2018년부터 평균치를 벗어나는 등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저수율은 1년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가 되지만 2월부터 5월까지는 건조한 날씨의 영향으로 수치가 내려가다 장마철을 지나면서 정상 수준으로 회복이 된다. 동복댐의 경우 연평균 80~90%로 거의 만수 수준으로 건기에도 저수율엔 큰 차이가 없었다. 안정적인 수위는 2018년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건기 (2~5월) 기준 2018년 동복댐 저수율은 54.6%, △2019년 58.2% △2020년 71.2% △2021년 45.6% △2022년 35.6% △2023년 3월 현재 20%로 해마다 눈에 띄게 낮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가가뭄정보분석센터에서 발간한 ‘가뭄정보분석 연간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라니냐가 2018년부터 ‘남부-중부-남부’지역 가뭄에 연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국 곳곳 물 확보 안간힘

전국 곳곳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식수난을 해결하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는 지난 2021년 12월 취수원인 쌍천 지하 26m 지점에 높이 7.7m·길이 1.1㎞ 지하차수벽(지하댐)을 완공했다. 지하댐을 이용하면 속초시는 연간 약 450만톤 이상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지하댐은 땅속 깊은 곳에 물 증발을 막는 물막이 벽을 설치해 용수를 저장하는 시설이다. 일종의 지하 인공 댐인 셈이다.

지하댐은 지형이 물을 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물 보존성이 높아야 해 설치 조건이 까다롭다고 알려졌다. 다만 지상댐과 달리 증발로 인한 물 손실이 없는 만큼 시설을 설치하더라도 범람이나 붕괴 위험 없이 일정한 양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충남 청양군도 지난달 물 부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하댐 설치 계획을 밝혔다. 지하댐은 높이 7.3m·너비 200m 규모로 80억원이 투입된다. 완공 후 연간 50만톤가량의 물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뭄으로 피해를 본 경남 통영시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해저 관로 연결 공사를 계획 중이다. 약 107억원을 투입해 곤리도에서 추도까지 관로를 연결하는 대규모 공사다.

전남도는 식수난에 따라 해수 속 염분을 제거해 담수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시설에 주목하고 있다.

도는 이달 말까지 완도 소안도를 비롯해 완도 넙도·금일도, 신안군 병풍도 등 4곳에 해수 담수화 시설을 조기 설치하기로 했다. 국비 등 35억원가량으로 하루 150톤~300톤 규모로 지어진다. 해수 담수화 시설은 소규모로 설치할 경우 공사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어 섬지역 식수난 해결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린 만큼 상수관로 정비를 통해 누수부터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상수관로 누수량은 연간 1만189톤으로 전체 공급량(17만9933톤)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은 5만4462톤으로 연 급수량 25만2657톤의 21.6%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는 전국 평균 누수량(68만7611톤·10.2%)보다 낮은 편이지만 전남의 상황은 심각하다.

향후에도 가뭄이 예고되는 만큼 서울시(1.8%) 대구(3.8%), 대전(1.5%) 수준만큼 낮추기 위해선 누수의 원인인 노후관 정비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노후관 정비로 올해 예산이 114억원이 책정됐으나 누수관 정비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추경에서 50억원을 추가, 총 164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지·김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