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에세이·백정환> ‘경청’은 자신의 시간을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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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에세이·백정환> ‘경청’은 자신의 시간을 상대에게 선물하는 것
백정환 시인·수필가
  • 입력 : 2023. 03.30(목) 13:14
백정환 시인·수필가
사람의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둘이다. 입은 말은 적게 하고 귀는 말을 많이 들으라는 의미로 받아 들어본다. 우리는 살면서 말하고 들으며 의사를 소통 한다. 말이란 인간 상호간 의사 전달 수단이며 생각을 표현하는 음향이다. 표현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화는 상대방의 내면에 깔린 생각을 교환하는 소통이다. 한편으론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에게 접근해 의사를 전달 하고자 할 때 명확한 소통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대는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시대다. 통신 수단의 발전은 빠른 속도로 변화 되어왔다. 다양한 정보의 소통 창구인 휴대폰은 문자·그림·사진·음악 등을 합성한 영상에서 청각적 자극을 수신해 그것을 해석하여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傾 聽)’일 것이다. 경청은 사람의 유형에 따라 소통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상호 대화에서 경청의 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상대방을 무시하는 유형, 둘째, 말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만 거들먹거리는 태도. 셋째, 자기가 듣고 싶은 내용만 선택하여 들으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듣는 유형. 넷째, 상대방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자기만의 입장에서 듣고 자기 주도적인 사람들과만 소통하려는 유형. 다섯째, 경청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취하면서 상대방의 언어, 의도, 감정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하듯 답하는 유형 등이다.

이 가운데 대화 상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유형은 다섯 번째다.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자세가 우선일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상대로 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대화에서는 상대의 의사 표현에 대해서도 언제나 공감대를 가져야 하며, 대화의 핵심에 맞는 보편타당성의 합리적인 언어 선택도 중요하다. 판소리에서 장단을 맞추듯 고수와 청중이 창자(唱者)의 흥을 돋우듯 ‘얼씨구’ 같은 추임새 효과로 상대의 의사 표현과 내용에 따라 공감해 하는 마음과 자세가 대화 당사자간 의사소통을 성공시킬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의 5가지 감각(오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다. 그 중에서 즉각 반응하는 것은 청각이다. 청각은 곧 경청 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남의 말을 들어 주는 것도 일종의 기술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일수록 배려와 소통이 빠르다. 그런 사람일수록 상대의 말을 경청하기를 즐긴다. 주변에서 덕망을 받는 사람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경청을 우선시 한다.

징기스칸은 “경청이 나를 가르쳤다”고 했다. 귀로 듣고 마음으로 안아 주었으며 집중해서 들어주는 지도자였다. 경청은 자신의 시간을 상대에게 선물해 주는 것이라 생각 했으며 진정한 위로의 힘이 되었다, 경청으로 얻은 지식이 많았으며, 경청은 곧 소통의 창구라 생각했다고 한다.

요즘 서로 다른 소속의 정당인들과 지상파 언론에 출연하는 토론자들의 대화를 접할 때 마다 대화의 장이 아닌 대립의 장이란 생각이 들곤 했다. 자신의 생각과 의사만 주장 하면서 대중을 무시하는 듯 한 대화로 토론을 이어갈 때 마다 채널을 돌리곤 했다. 자신이 주장하는 편파적인 언어가 대립과 갈등으로 번져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혼돈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판단 기준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다. 정치·경제·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마다 등장하는 토론의 대화자들로 부터 대화를 심도 있게 경청하며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시간의 제약 없이 전달되는 인터넷 미디어 정보를 살펴볼 때 마다 우리사회 구석구석 마다 상대방과 대립으로 갈등 해소책 마련에 급급하는 듯하다.

징기스칸은 경청의 자세로 상대방을 피드백 했다고 한다. 경청은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과 그 내면에 깔려있는 동기나 정서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이다. 요즘 국민들은 피곤하다. 경청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이제부터 라도 상호 의견을 경청하면서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 배려와 양보의 미덕으로 다수를 위한 상생을 모색하는 것, 그 시작이 경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