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독립·민주… 뜨겁게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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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항일·독립·민주… 뜨겁게 배웠습니다”
●전남일보-시교육청 교원역사탐방
진주·봉하마을·밀양 등 2박3일간
이순신부터 김원봉, 노무현까지
답사단 최초 외국인 참여 ‘호응’
“현장의 감동, 학생들과 나눌 것”
  • 입력 : 2023. 04.24(월) 18:11
  •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
광주지역 교원들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2023 광주교원 역사현장탐방’을 진행한 가운데, 통영 한산섬의 ‘수루’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광주지역 교원들이 애국·민주주의 정신을 되새기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 의식을 전달하고자 경남 항일 유적지를 탐방했다.

전남일보사와 광주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한 ‘2023 광주교원 역사현장탐방’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간 경남 진주·통영·마산·김해·밀양 일대에서 진행됐다.

광주지역 초·중등 교원 3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역사탐방에는 외국인도 포함돼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역사탐방의 키워드는 △항일 △민주화 △독립 등 크게 세 가지였다.

첫날인 21일 오전 교원 탐방단은 먼저 남해로 이동해 ‘이순신 장군의 목숨이 떨어졌’던 ‘이락사(李落祠)’를 방문했다. 이후 ‘충렬사’와 ‘첨망대(瞻望臺)’를 방문해 이순신 장군의 애민 정신을 마음에 새겼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 원장은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은 아들에게 ‘군주에 대한 충이 아닌 백성에 대한 충’을 강조했다”며 “오늘날까지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이유는 그의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애민 정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윤하 대촌중 진로교사는 “이락사 현판에 쓰인 대성운해(大星隕海·바다에 떨어진 큰 별) 글자가 기억에 남는다”며 “진로시간을 이용해 역사교과서에 간략히 서술된 내용을 더 자세히, 생생하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탐방단은 진주로 이동해 제2차 진주성 전투 사망자들을 기리는 사당인 ‘창렬사’를 방문했다. 위패로 모셔진 장군급 7인 가운데 5인이 호남(광주와 전남·북) 출신임을 새로 알게 된 이들은 호남인으로서 자긍심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 3대 누각 중 하나인 진주 ‘촉석루’와 조선시대 관아이자 국보 제305호로 지정된 통영 ‘세병관’ 등을 방문했다. 또 배를 타고 한산도대첩에서 ‘학익진’이 펼쳐진 바다 위를 달리며 당시 상황을 온몸으로 체험하기도 했다.

탐방 이틀째인 22일에는 통영 ‘윤이상기념관’에서 그의 생애와 음악세계를 둘러봤다. 탐방단에게는 1987년 베를린음악제에서 연주된 ‘광주여 영원히’ 등 세계적인 음악가와 광주와의 인연도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와 국립3·15기념관도 방문해 민주주의의 얼을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광주지역 교사들이 가장 고대했던 탐방 코스는 김해 봉하마을이었다. 교원연수 최초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단체로 참배한 이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을 붉혔다.

미국 뉴저지에서 온 광주중 원어민교사 파티마 아메드(Fatima Ahmed)씨는 “동료 교사의 권유로 탐방에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 뜻깊은 장소를 방문하게 됐다”며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애를 둘러보며 그의 민주주의적 의식과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탐방 마지막날인 23일엔 ‘의열의 땅’ 밀양으로 이동해 약산 김원봉과 석정 윤세주 등 의열단 활동을 둘러봤다.교원들은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 2기생이자 항일음악전사 정율성은 물론, 1906년 을사오적 이근택을 칼로 찌른 기산도 등 전라도 출신 인물도 함께 알게 됐다.

노 원장은 “밀양 없는 의열단은 있을 수 없고, 의열단 없는 의열투쟁도 있을 수 없다”며 “특히 의열투쟁이 장성 출신 기산도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은 우리 호남인에게 큰 자긍심을 준다”고 설명했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국내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 방문을 끝으로 2박3일 간의 역사 탐방이 막을 내렸다.

심명남 일곡중 진로교사는 “한 사람의 삶이 진로고, 진로가 삶”이라며 “이번 역사탐방에서 만난 이순신, 노무현, 김원봉 등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삶과 정신을 학생들에게 소개해, 정의로운 사회로의 변화에 작게나마 일조하려 한다. 다음 역사 탐방에는 평양 부벽루에 방문해 국내 3대 누각 모두를 다녀온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창용 광주고 일반사회 교사는 “학교 교훈이 ‘학행일치(學行一致)’”라며 “이번 역사탐방에서 내가 보고 느낀 점을 학생들에게 공유하고, 학생회와 연계해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등 배움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