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통해 동-서화합의 계기 마련됐으면”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518
“광주를 통해 동-서화합의 계기 마련됐으면”
경주 위덕대 학생들 5.18민주묘지 참배
과거 학내 교수 망언에 ‘사죄 추모’ 나서
앞서 노재헌 이사장도 방문, 감사 전해
  • 입력 : 2023. 05.09(화) 17:33
  • 정성현 기자·박소영 수습기자
박향욱 경북 위덕대 일어일문 4학년 학생과 이다영 포항시의원,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이 9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한주 앞둔 9일 경북 경주 위덕대학교 전·현 학생들이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했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이다영 포항시의원(제25대 위덕대 총학생회장)·박향욱 위덕대 총학생회 대변인(28·일어일본어학과) 등 3명은 이날 오후 2시20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날 참배는 총학생회 소속 간부·재학생 등 1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정됐으나, 수해 지역 봉사 일정 등이 겹쳐 소규모로 진행됐다.

참배에 앞서 작성한 민주의 문 방명록에는 ‘오월 정신을 이제는 후손들이 기억하고 받들겠습니다’고 적었다.

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헌화를 마친 이들은 차 부장의 안내에 따라, 오월의 막내 전재수·소년 시민군 문재학·박금희 열사 등의 묘역을 둘러봤다.

항쟁 당시 헌혈을 위해 기독병원에 왔다 총상을 입고 사망한 박금희 열사 묘비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이 의원은 “과거 총학생회장직을 할 때부터 이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오늘 위덕대 학생들을 시작으로 경북 내 여러 대학 학생이 민주묘지를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덕대 학생들의 민주묘지 참배는 지난 2021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동교에 재직 중이던 A교수가 수업 중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발생, 그해 5월 위덕대 학생들은 ‘교수 대신 사죄하겠다’며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A교수는 이듬해 해임됐다.

모든 참배 일정을 끝낸 이 의원과 박 대변인 등은 이후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를 만나 차담회를 갖고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등 주요 사적지를 탐방했다. 이들은 오는 18일 경북 지역 5개 대학 청년들을 모아 다시 한번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김길자 여사님이 항상 학생들에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교과서로만 보고 듣던 곳을 직접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 실제 당사자의 유가족도 만나보니 ‘이 경험·감정을 지역 청년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많은 청년들이 5·18에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동-서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일행을 안내한 차 부장은 “경북 학생들이 민주묘지에 방문해 5·18의 역사적 의미 등을 되새겼길 바란다”며 “미래세대인 이들이 앞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지역·세대간의 갈등’을 해소시킬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도 오전 11시 민주묘지를 찾아 영령들에 참배했다. 노 이사장은 추모를 마친 뒤, 5·18행방불명자 묘역과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역을 찾았다.

참배에 직전 방명록에는 ‘5·18 민주 영령들의 희생에 사죄와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꽃 피우길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오후에는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관계자들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현 기자·박소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