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원 국장 |
알프스는 ‘하얗게 빛나는 유럽의 지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웅장한 산세와 초원, 호수 등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세계에서 첫 손에 꼽히는 여행지다. 산림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2년도 등산 등 숲길체험 국민의식 실태조사’에서 알프스는 우리 국민이 가장 가고 싶은 해외 산 1위(31.2%)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알프스’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공교롭게 일본 도시바가 개발한 다핵종 제거시설(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의 영문 앞 글자를 따다 보니 ‘ALPS’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일본은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를 ALPS 장비로 정화한 뒤 바닷물에 재차 희석해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맑고 청정한 자연의 대명사인 알프스의 이미지를 끌어들이려는 듯 원전 오염수를 ‘알프스 처리수’로 부르고 있다. 원전 오염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꼼수로 읽힌다. 문제는 ALPS로 정화했다는 ‘처리수’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은 남아 있어 해양 방류시 생물·환경 등의 피해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할 우리 정부 시찰단이 21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시찰단이 어느 범위와 정도까지 후쿠시마 원전 내 주요 시설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일본의 반대로 오염수 시료 채취를 하지 못하고 검사 장비도 못 가져가고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지 못했다.
일본이 보여주고자 하는 곳만 둘러보는 겉핥기 식 시찰은 필요없다. 자칫 일본의 오염수 방류 및 해산물 수출의 명분만 제공할까봐 걱정이 크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 사안이다. 일본의 주장을 편들고 들러리 노릇이나 할 시찰단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꼼꼼한 검증과 국민이 납득할 결과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