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하철 공사 잦은 매설관 파열 ‘대형사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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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회
광주지하철 공사 잦은 매설관 파열 ‘대형사고’ 위험
시의회 간담회… 예방책 등 촉구
상수도관 파손 26건… 올해 10건
저심도 공법…매설관로 ‘거미줄’
가스관 파손 등 큰 참사 배제못해
  • 입력 : 2023. 06.13(화) 18:16
  •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
지난 5일 광주 서구 금호동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현장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수돗물이 도로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독자제공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과정에서 잇따른 매설관 파손·누수로 인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 2호선은 10m 안팎까지만 땅을 파는 ‘저심도 공법’ 탓에 지하 곳곳에 상수도관을 비롯한 가스·전기관이 거미줄처럼 매설돼 있어서다.

 13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시작한 2020년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상수도관 파손·누수 등으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도시철도 시공사에게 상수도 원인자 부담금을 부과한 사례는 총 26건이다. 총 4만4000톤 규모의 수돗물이 유실됐다.
 특히 올해만 상수도관이 10차례 파손·누수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잇따른 사고의 대부분 원인이 낡은 관로와 정밀 도면의 오차로 인해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비교적 최근인 6년 전 만든 지하 상수도관 지도를 보며 공사하고 있다”며 “낡은 관과 지도의 위치가 달라 누수 등 사고가 나는 일이 있다”고 공사의 고충을 드러냈다.
 광주시의회는 2호선 공사현장에서 상수도관 파손 사고가 잇따르자 이날 관계자 회의를 열고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와 환경복지위원회는 이날 의회 대회의실에서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중 상수관로 파손에 따른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1일 광주 서구 금호동에서 발생한 상수도관 파손에 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시의회는 사고 당일 오후 5시께 지름 500㎜ 상수도관에서 소량 누수를 확인했지만 단수 우려 등으로 즉각 조치하지 않고 오후 7시10분 상황이 악화해 누수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수 세대는 없었지만 인근 상가·주택 등 33개소에 2억8500만원의 피해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역 잇따른 상수도관 파손으로 인한 ‘물난리’에 더해 땅을 전기·가스관 사고 위험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995년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지하철 공사장 가스 폭발 사고’ 역시 백화점 공사 과정에서 천공기가 도시가스 배관을 관통하며 벌어졌다. 누출된 가스는 하수도관을 통해 지하철 공사를 위해 파놓은 저지대로 흘러 폭발했다.

 시의회 역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10m 이내로만 파는 저심도 건설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구 참사’와 같은 가스관 접촉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최지현(광산구1) 시의원은 “대구 사고도 가스 관로가 하수관으로 샌 뒤 폭발했다”며 “광주도 수도 사고뿐 아니라 다른 사고 위험이 언제든지 내재돼 있는데 다른 시설물에 대한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정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도시가스관 근처에서 공사를 하게 되면 해양도시가스에서 현장에 상주·점검하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그 외 하수도, 통신, 전력 등 지하 매설물 관리 기관과도 비상 연락망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