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돌아온 클로저’ 정해영 “내가 봐도 내 공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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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돌아온 클로저’ 정해영 “내가 봐도 내 공 달라졌다”
12일 삼성전 9회초 2사 만루서 등판
5월 27일 LG전 이후 46일 만 세이브
“팔로만 던져 몸 못 쓰는 문제 있었다”
  • 입력 : 2023. 07.13(목) 16:5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투수 정해영이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6차전 9회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마무리 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정해영은 김동진을 포크볼만 두 개를 던져 땅볼 처리하며 원아웃 세이브를 챙겼다. KIA타이거즈 제공
“제가 없는 동안 형들이 제 몫까지 다 막아주셨는데 이제는 제가 형들 몫을 조금씩 덜어드려야 할 것 같다.”

34일 만에 1군에 복귀했던 정해영이 46일 만의 세이브로 클로저의 복귀를 알렸다. 그는 김종국 감독의 예고보다 이른 시기였지만 9회초 2사 만루의 대위기에서 등판해 원아웃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켜내며 제 몫을 해낸 뒤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를 향한 감사함을 전했다.

정해영은 시즌 초부터 구속과 구위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밸런스 조정을 위해 지난 5월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김종국 감독은 “한 주 정도 밸런스 운동과 불펜 피칭을 한 후 퓨처스 실전에 투입해 구위와 제구가 정확하게 올라와야 콜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정해영이 잔류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예정보다 더 긴 시간을 밸런스 운동에 매진했고 퓨처스 실전을 지난달 17일이 되어서야 치렀다. 또 세 차례 구원 등판에서 매 경기 피안타를 내줬다.

정해영은 퓨처스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선발 등판해 가장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투구에 임했고, 끝내 퓨처스 세 번째 선발 등판이자 여섯 번째 등판에서 첫 퍼펙트 투구(1이닝)를 펼친 뒤 1군으로 향했다.

1군 복귀 후 2일 LG전-6일 SSG전-8일 KT전에서 모두 중간에 등판해 컨디션을 점검한 정해영은 지난 12일 클로저로 전격 복귀했다. 한두 번 더 던져봐야 한다던 김종국 감독의 구상보다 조금 이른 전격적인 복귀전이었다.

이날 경기 마무리 역할을 맡았던 장현식이 흔들리면서 9회초 2사 만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은 두 개의 포크볼로 김동진을 땅볼 처리하면서 깔끔히 임무를 완수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정해영이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6차전 9회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마무리 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정해영은 김동진을 포크볼만 두 개를 던져 땅볼 처리하며 원아웃 세이브를 챙겼다. KIA타이거즈 제공
정해영은 경기 후 “일단 몸을 풀어보라고 해서 풀고 있었는데 만루에 올려주셔서 운 좋게 막았다”며 “제 키를 넘어가는 순간 안타인 줄 알고 뒤를 봤는데 (김)선빈 선배님이 거기 딱 있으셨다. 그때 웃음이 나왔다”고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어색한 표정 그대로 얼떨떨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복귀전이었지만 목표만큼은 확고했다. 그는 “지금까지 못한 세이브를 앞으로 많이 해야 한다”며 “계속 팀 승리를 지키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팀 분위기도 좋아졌고 제가 없어도 형들이 잘 막아줬다”며 “제가 없는 동안 형들이 제 몫까지 다 해주셨는데 이제는 제가 형들의 몫을 조금씩 덜어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잔류군에서 가진 조정기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해영은 “구단에서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셔서 2군이 아닌 잔류군으로 가서 서재응 코치님과 일대일로 밸런스 운동을 20일 정도 했다”며 “2군에 올라가서는 손승락 감독님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군에서 서재응 코치님이랑 20일 동안 운동을 하면서 몸이나 정신이 많이 충전됐다”며 “그 상태에서 손승락 감독님이 알려주신 걸 하니까 효과가 더 빨리 왔다”고 회상했다.

KIA타이거즈 투수 정해영이 지난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6차전 9회초 2사 만루에서 구원 등판해 마무리 투수 복귀전을 치렀다. 정해영은 김동진을 포크볼만 두 개를 던져 땅볼 처리하며 원아웃 세이브를 챙겼다. KIA타이거즈 제공
특히 김종국 감독도 지적했던 밸런스 문제에 대해 잔류군과 2군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다른 지적이 있으면 저도 헷갈리거나 여러 가지를 보완해야 해서 더 오래 걸렸을 수 있는데 서재응 코치님과 손승락 감독님 진단이 똑같았다”며 “하체가 나가기 전에 상체가 먼저 나가니까 제 공을 못 던졌다. 팔로만 공을 던지고 몸을 못 쓰니까 스피드가 안 나왔다”고 언급했다.

또 “서재응 코치님과 상체를 뒤에 두고 하체 밸런스 운동을 하고 2군에 올라가서 웨이트로 힘을 붙이면서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공이 전에 비해서 가는 게 달라졌다. 제구도 좋아졌고 다들 회전력이 빨라졌다고 이야기한다”고 분석했다.

남은 시즌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정해영은 “일단 올려보내주시면 가서 막아야 한다”며 “아시안게임을 못 간 것이 많이 아쉽지만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제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 야구는 계속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저도 4년 차고 상대편한테 많이 분석이 되어서 직구를 맞기 때문에 변화구를 섞어야 한다”며 “오늘은 김태군 선배를 믿고 사인대로 갔다. 상대에 맞춰서 패턴도 바꿔야 하고 때로는 변화구로 유인을 해야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