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등짝에 공을 꽂지 않은 죄’ 경기 흐름 뒤집은 비디오 판독에 경기 결과도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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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등짝에 공을 꽂지 않은 죄’ 경기 흐름 뒤집은 비디오 판독에 경기 결과도 뒤집혔다
KIA, 삼성에 1-4 패…김종국 감독 부임 후 첫 7연승 무산
3회초 2사 1루서 쓰리피트 비디오 판독 후에도 정상 판정
박종철 1루심 “피렐라 라인 내 뛰었으나 악송구로 판단”
김종국 감독 판정 불복…“피렐라가 악송구 원인 제공한 것”
  • 입력 : 2023. 07.13(목) 22:07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김종국 KIA타이거즈 감독이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7차전 3회초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이 항의로 김 감독은 올 시즌 두 번째 비디오 판독 항의 퇴장을 당했다. KIA타이거즈 제공
석연찮은 비디오 판독 결과가 김종국 감독의 부임 후 첫 7연승과 양현종의 개인 통산 선발승 1위 등극을 모두 무산시켰다. 땅볼을 처리하던 양현종의 1루 악송구가 피렐라의 쓰리피트 라인 위반과 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비디오판독센터는 수비 방해가 아닌 송구 실책으로 결론지었다.

KIA타이거즈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7차전에서 1-4로 졌다. 이날 패배로 삼성전 전승 행진이 끊긴 KIA는 시즌 36승 1무 39패(승률 0.480)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하게 됐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 고전했지만 베테랑답게 위기를 잘 헤쳐나갔다. 1회 2사 후 맞은 득점권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고, 2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으나 3회 2사 1루에서 평범한 투수 땅볼이 석연찮은 판정 끝에 실책으로 둔갑하면서 흔들렸다.

양현종은 1회초 연속 삼진으로 경기를 출발했지만 구자욱과 피렐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를 맞은 뒤 강한울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만루까지 몰렸다. 하지만 류지혁을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KIA 타선은 1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이 좌전안타를 만들었으나 김도영이 병살타, 나성범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세 타자로 공격을 마쳐 양현종이 휴식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다시 힘을 냈다. 양현종은 2회초 이재현을 좌익수 플라이, 김재성을 3루수 파울플라이, 김동진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하지만 2회말 KIA가 2사 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뒤 양현종이 타의에 의해 흔들렸다. 양현종이 3회초 김현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성윤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구자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2사 1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어진 타석에서 피렐라가 투수 땅볼을 쳤고, 양현종이 송구를 시도했으나 1루수 최원준의 글러브를 벗어났다. 김종국 감독은 이 상황을 두고 쓰리피트 위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KBO 비디오판독센터 화면에도 피렐라가 쓰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뛴 것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은 박종철 1루심은 “타자 주자가 페어 지역으로 뛰기는 했지만 투수의 송구가 처음부터 미스로 판단돼 세이프다”며 원심이 유지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종국 감독은 판정에 불복했다. 즉시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타자 주자가 악송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고 항의했다. 양현종이 피렐라를 피해 송구했기 때문에 악송구가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KIA는 지난달 16일 NC전에서는 희생번트 후 쓰리피트 안으로 달려가던 신범수가 비디오 판독 후 수비 방해로 판정이 번복된 바 있다. 당시 투수 류진욱의 1루 송구가 신범수의 발에 맞고 튀었고, 비디오판독센터는 아웃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비디오 판독 결과 수비 방해가 인정되지 않았고, 김종국 감독은 격정을 토로하며 퇴장 조치된 뒤 경기가 재개됐다. 김 감독은 더그아웃을 떠나면서도 쉽게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KIA타이거즈 투수 양현종이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라이온즈와 시즌 7차전 4회초 1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허용한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공교롭게도 이 직후 양현종이 흔들렸다. 2사 1·3루로 이어진 위기에서 강한울에게 던진 3구가 김태군의 글러브와 신발에 맞고 가랑이를 빠져나가며 포일이 됐고, 선행주자 김성윤이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KIA 타선이 3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물러난 뒤 양현종이 4회초 한 번 더 흔들렸다. 류지혁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재현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김재성이 양현종의 4구 째 130㎞ 체인지업을 끌어당겼고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며 0-3이 됐다.

4회말 KIA 타선이 또 삼자범퇴로 물러난 뒤 양현종이 5회초에는 2사 1·2루 위기를 맞고도 무난하게 넘기며 5이닝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한 가운데 불펜과 타선 모두 경기 후반 힘을 내지 못했다.

KIA는 5회말과 6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7회말에는 득점권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불펜진은 임기영이 6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뒤 7회초 2사 1·2루 위기를 잘 넘겼지만 8회초 추가 실점했다.

전상현이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고, 이어 등판한 김기훈이 김재성을 볼넷 출루 시키며 1사 1·2루가 됐다. 이어 김동진에게 좌전 적시타까지 맞으면서 0-4가 됐다.

8회말도 삼자범퇴로 물러난 KIA는 9회말 한 점을 만회하며 영봉패를 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1사 후 최원준의 좌전안타와 김도영의 2루타로 2·3루 득점권 기회가 만들어졌고, 나성범의 땅볼로 한 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119구를 던진 삼성 선발 뷰캐넌에게 안타 4개와 실책 1개를 뽑아내는데 그치며 무사사구 완투승을 내주고 말았다. 판정 하나에 흔들리고 뒤집힌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한 여파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