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V12 목표’ 호랑이 군단, 후반기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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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V12 목표’ 호랑이 군단, 후반기 갈 길이 멀다
KIA타이거즈 2023 KBO리그 전반기 결산
76경기서 36승 1무 39패…승패 마진 ‘-3’
나성범·김도영 등 줄부상 속 ‘절반의 성공’
김태군 영입·외인 투수 전원 교체 ‘승부수’
10구단 최다 13G 취소…리그 막판 ‘변수’
  • 입력 : 2023. 07.17(월) 18:19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경기에서 사인을 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부상자들이 복귀를 못하면서 그때가 힘들었고, 마지막까지 어려웠지만 선수들이 다들 힘을 내서 너무 잘해줬다. 후반기에는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건강하면 기본 실력들이 있으니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김종국 감독의 입을 통해 나타난 KIA타이거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전반기 총평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KIA는 개막 전부터 투타 주요 자원들이 모두 크고 작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KIA는 올 시즌 전반기 76경기에서 36승 1무 39패(승률 0.480)로 6위에 위치했다. 승패 마진이 -3으로 충분히 5할 승률 이상을 바라볼 수 있고, 치열한 순위 경쟁 속 3위 두산베어스와 승차가 4.5경기에 불과하지만 선두 LG트윈스와는 11경기 차로 벌어진 상황이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기동력 있는 야구’와 ‘한 점 승부로 이기는 야구’를 바탕으로 “프로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가장 높은 곳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공언했다.

KIA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이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하지만 KIA는 개막을 하기도 전부터 나성범이 좌측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김도영이 우측 중족골 골절로 전력 이탈했고 한승택이 내복사근 파열, 김선빈이 우측 엄지손가락 골절로 자리를 비웠다.

악재는 야수들의 줄부상뿐이 아니었다. 주효상이 타격 부진으로 퓨처스 팀에 내려간 것을 시작으로 황대인도 2군행 지시를 받았고, 야수 가용 폭이 좁아지면서 박찬호와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에게 체력 부담이 가중됐다.

투수진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선발진은 6월에만 아도니스 메디나와 이의리가 세 차례, 양현종이 두 차례, 윤영철이 한 차례씩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조기 강판 됐고 숀 앤더슨은 조기 강판은 없었지만 손가락 물집으로 한차례 로테이션을 걸렀다.

불펜진 역시 고전을 거듭했다. 김기훈과 전상현이 각각 밸런스 조정과 어깨 불편함으로 인한 휴식을 위해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고 시즌 초부터 구속 및 구위 저하와 제구 난조로 어려움을 겪은 정해영과 김대유 역시 자리를 비웠다.

KIA타이거즈 외야수 최형우가 지난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경기에서 솔로 홈런을 친 뒤 이현곤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결국 개막 2개월 반이 지나고 나서야 온전한 전력을 가동한 KIA가 그나마 희망을 찾은 배경은 베테랑들의 활약이다. 김종국 감독은 “최형우가 중심 타선에서 너무 잘해줬고, 팀의 버팀목이 됐다”며 “임기영은 이른 타이밍에도 나가고 마무리에도 나가고 불펜에서 궂은일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너무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결장이 한 경기뿐이었던 최형우는 75경기에 나서 265타수 78안타(타율 0.294)로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 11개와 2루타 15개, 3루타 1개로 꾸준한 장타 생산 능력과 불혹의 나이에도 적극적인 주루 능력도 과시하며 46타점 40득점을 올렸다.

임기영 역시 33경기에 나서 51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7홀드 2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65로 준수했다. 피홈런도 1개에 그쳤고 볼넷도 13개만 내주면서 정교한 제구도 선보였다.

KIA타이거즈 투수 최지민이 지난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베테랑들이 투타를 이끌자 젊은 선수들도 힘을 냈다. 김 감독은 “최지민이 필승조에 셋업맨, 마무리까지 소화하면서 기대보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야수에서는 우성이가 성범이 빈자리에 제 몫을 해줬다”고 부연했다.

최지민은 올 시즌 KIA의 최고 히트작이다. 지난해 6경기 6이닝 평균자책점 13.50에 그쳤던 최지민은 올 시즌 37경기 42.1이닝에 나서 3승 2패 6홀드 3세이브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도 1.70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내용을 보이고 있다.

이우성 역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넘보고 있다. 이우성은 올 시즌 65경기에 나서 타율 0.289(190타수 55안타 24타점 24득점)에 홈런포도 다섯 차례 가동하며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KIA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이 지난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경기에서 수비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김종국 감독의 결단 역시 흐름을 바꾸는데 한몫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서재응 코치를 1군으로 불러 올리고 정명원 코치를 잔류군으로 강등시키는 투수 코치 보직 변경을 단행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포수 김태군을 류지혁과의 트레이드로 영입해 안방 약점을 메웠다. 또 6일에는 메디나와 앤더슨을 각각 마리오 산체스와 토마스 파노니로 동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태군은 트레이드 직후 네 경기 연속 타점과 함께 투수진의 안정화에도 기여하며 투타 모두 안정세에 접어들게 했고, 산체스 역시 데뷔전을 6.1이닝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호투로 장식하며 후반기를 기대케했다.

다만 KIA가 10개 구단 중 최다인 13경기(대구·인천 1경기, 수원·창원 3경기, 광주 5경기)가 비로 취소된 것은 후반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KBO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정 편성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과 부진의 늪에서도 잇몸 야구로 버텨내며 절반의 성공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뒤 올스타 휴식기를 갖고 있는 KIA가 후반기에는 정상 전력을 가동하며 대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