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지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 ‘특급 루키’ 2004년생 윤영철이 데뷔 첫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지난 29일 롯데를 꺾고 깜짝 6승째를 달성했다. 윤영철은 1996~1997년 해태타이거즈의 V8·V9 추억이 담긴 스페셜 유니폼을 입고 왕조의 기운을 선보였다.

윤영철은 지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자이언츠와 시즌 10차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단 한 개의 피안타만 내주며 선방했다. 올해 목표 5승을 넘어섰으며 내친김에 10승을 채워 신인왕까지 도전해보겠다는 포부다.

7월까지 15경기에 등판, 6승을 거두며 신인왕 레이스 선두 주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인임에도 두둑한 배짱투로 KBO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김종국 감독은 “항상 5이닝 3실점 정도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지만 정교한 제구로 벌써 다섯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KIA 마운드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1개 안타에 볼넷 두 개만 허용하며 실점조차 하지 않았다. 1996년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 완봉승을 거두는 등 2승 1세이브로 MVP를 차지했던 이강철과 1997년 한국시리즈 5차전 최연소 완투승(20세 230일)을 거둔 김상진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윤영철은 “경기 초반 괜찮았는데 4회 공격 시간이 길었을 때 다음 이닝을 잘 막았어야 했다”며 “그때 밸런스가 깨진 것 같아 5회와 6회 투구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스스로 냉정한 평가에도 이날 데뷔 후 처음 6이닝 이상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139㎞, 평균 135㎞으로 구속은 낮은 편이지만 정교한 제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그는 “낮은 제구도 잘됐고 타구가 야수정면으로 가면서 운이 좋았다”며 “좌타자가 많지 않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가며 요리했다”고 말했다. 다만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점은 기록으로도 보인다”며 “좌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긴 휴식으로 경기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란 우려도 지웠다. 5회말 무사 1루에서 한동희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주자를 없앴고 친구인 김민석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안타를 내준 후 뜬공으로 잡아내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그는 “많이 쉬었으니까 체력적으로도 괜찮았고 1군에서 오랜만에 던졌는데도 컨디션이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구가 바닥으로 꽂히면서 볼넷도 줬지만 슬라이더가 괜찮게 들어가면서 야수 정면으로 가는 공이 많았다”며 “친구 민석이를 상대할 때는 더 집중해서 던졌다. 친구이지만 지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이날 윤영철이 6승째를 거두면서 경쟁자인 최지민(KIA)과 문동주(한화), 박명근(LG), 김민석(롯데), 문현빈(한화) 등을 앞서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신인왕을 거머쥔 이의리(19경기 4승 5패)를 이미 앞서고 있다.

그는 더욱 더 높은 고지에 오르고 싶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윤영철은 “일단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우리팀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개인상 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팀 승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던질 계획이며 시즌 마무리까지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게 목표입니다. 5승 목표에 만족하지 않고 후반기 전력투구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