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 ‘일취월장’ 박찬호, 생애 첫 골든글러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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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아타이거즈> ‘일취월장’ 박찬호, 생애 첫 골든글러브 보인다
올 시즌 99경기 348타수 104안타
팀내 규정타석 타자 중 ‘유일 3할’
도루 4위… 8월 수비 실책도 줄어
타이거즈 유격수 6년만의 기대
  • 입력 : 2023. 08.22(화) 16:5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가 지난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시즌 11차전에서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후반기 들어 확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8월 들어 KBO리그에서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면서 2017년 김선빈 이후 6년 만의 KIA 유격수 골든글러브까지 노리는 모양새다.

박찬호는 이달 들어 두 차례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지난 3일 포항 삼성전에서 5타수 4안타로 1타점 2득점을 생산했고, 16일 광주 키움전에서는 4타수 4안타에 볼넷도 한 개 추가하면서 3타점 2득점을 뽑아냈다.

특히 16일 경기에서는 테이블세터로 나서 볼넷-2루타-3루타-안타-안타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홈런이 모자라면서 사이클링 히트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결승점을 올리기도 했고, 공격에 자신감도 충전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박찬호가 최근 맹활약을 이어가면서 8월 들어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20일까지 8월 전 경기(KIA 기준 16경기)에 선발 출장해 아홉 차례 멀티히트를 뽑아내는 등 64타수 26안타로 리그에서 두 번째 많은 안타를 때려냈다.

득점도 17점을 생산하며 2위에 올랐고, 출루율은 5할을 기록하면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타율에서도 0.406으로 5위, OPS(출루율+장타율)도 1.016으로 11위에 위치했고 이 사이 시즌 타율은 0.299까지 끌어올렸다.

현재 KIA에는 규정타석을 충족한 야수들 중 3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없다. 나성범이 0.340, 고종욱이 0.308, 김도영이 0.301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각각 166타석(144타수), 197타석(185타수), 181타석(163타수)으로 규정타석(306.9타석)에는 한참 모자라 박찬호와 소크라테스 브리토(0.290), 최형우(0.285)가 가장 근접해있다.

특히 박찬호는 가장 무더운 날씨인 8월에 전 경기 선발 출장을 하며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주장 김선빈이 이탈한 사이에는 사실상 고정이었던 9번 타순을 떠나 1번과 2번 타순에서 테이블세터까지 소화하며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KIA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가 지난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시즌 12차전에서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김종국 감독도 이런 박찬호의 모습에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유격수라는 포지션이 체력적인 부담이 포수 다음으로 많다”며 “박찬호는 주루와 수비 능력도 있기 때문에 2할 7푼에서 8푼 정도만 쳐도 충분히 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 경기에 안타 한 개와 볼넷 한 개만 만들어도 충분하다”며 “타격 욕심부리지 않고 수비에 더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격수 포지션은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김 감독의 걱정이 무색하게 최근에는 박찬호의 수비도 물이 오른 모양새다. 공격만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수비에서도 무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까지 12개였던 실책을 8월 들어 1개로 줄이면서 최근 KIA의 불안한 내야 수비에서도 중심을 잡고 있다.

내친김에 2017년 김선빈에 이은 6년 만의 KIA 내 유격수 골든글러브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찬호는 KBO리그 유격수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장하고 있고, 타율도 규정타석을 충족한 선수들 중 가장 높다.

도루도 20개를 성공시키며 리그에서 네 번째로 높아 김상수(KT위즈)와 오지환(LG트윈스), 박성한(SSG랜더스) 등과 경쟁에서 앞서가면서 프로 데뷔 10시즌 만에 도루왕을 넘어 골든글러브까지 충분히 노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겸손했다. 우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물론 골든글러브라는 꿈이 있다”면서도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이다. 솔직히 어디까지 내려갈지 몰라 무섭지만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신감에 겸손까지 장착한 박찬호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993, 1994, 1996, 1997시즌 이종범, 2003시즌 홍세완, 2017시즌 김선빈의 타이거즈 골든글러브 유격수 계보를 박찬호가 이을 수 있을지 남은 시즌의 전개가 주목된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