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로코노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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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로코노미 열풍
최권범 경제부장 겸 뉴스콘텐츠부장
  • 입력 : 2023. 08.23(수) 15:28
최권범 부장
요즘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적 특색을 담은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로코노미란 ‘Local(지역)’과 ‘Economy(경제)’의 합성어로, 지역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지난달 맥도날드의 새 메뉴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가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개 이상 팔리면서 대박을 쳤다. 맛과 향이 진한 진도산 대파를 주원료로 쓴 버거인데, 맥도날드는 한 달 동안 50톤에 달하는 진도 대파를 현지에서 수급했다고 한다. 다량의 대파 수매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받은 김희수 진도군수는 이례적으로 한국맥도날드측 담당 임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전남 특산물 메뉴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보성의 녹찻잎을 먹여 키운 돼지를 주원료로 사용해 만든 ‘보성녹돈버거’를 출시해 전국의 매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코노미가 부각되면서 전남지역의 한 특산물을 수십여 년간 자사 제품에 사용해 온 기업도 재조명 받고 있다. 바로 국내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인데, 이 기업은 40여 년째 완도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농심은 지난 1982년 ‘너구리’ 제품을 개발하면서 차별화된 해물우동 맛을 내기 위해 완도 다시마를 원물 그대로 큼지막하게 넣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후 매년 400톤 안팎의 완도산 다시마를 구매하고 있다. 최근에도 완도 금일도에서 진행된 다시마 위판에서 ‘너구리’ 생산에 사용할 햇다시마 355톤을 구매했다. 올해까지 누적 구매량만 약 1만7000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코노미는 기업과 지역 농가간 협업을 통해 서로 ‘윈윈’하자는 상생의 의미가 크다. 지금 많은 지역 농가들이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경제 위기로 인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까지 더해져 농가의 고충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기업과 지역 특산물의 만남은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로코노미 트렌드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