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중국의 에너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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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중국의 에너지 이야기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3. 09.04(월) 14:06
임낙평 전 의장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 중국도 마찬가지. 금년 여름, 40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이 대륙을 강타했다. 중국은 세계 1위의 온실가스(CO2) 배출국가다. 2위인 미국의 두 배 이상을 배출하고 있다. 2006년 미국으로부터 1위를 넘겨받은 이후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구촌 전체에서 두 나라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이 무려 44%로, 금년 여름 세계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이다.

중국은 G2 국가로 부상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막강한 국가로 부상했고 지금도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다. 세계의 공장은 대규모 에너지 이용이 뒷받침해야 가능한 것이다. 가장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며 경제와 사회발전을 추구해온 것이다. 그 결과 부동의 온실가스 배출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중국도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또한 기후위기에 피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G2 국가로서 자존심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감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2030년 이전 탄소배출을 피크(정점)를 이루고, 2060년 탄소중립을 성취한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가히 놀랄만하다. 최근 중국 국가에너지청의 자료에 의하면, 금년 상반기에만 태양광 78Gw 및 풍력 23Gw 등 재생에너지를 109Gw 도입했다. 전년도에 비해 98% 신장되었다. 현재까지 도입된 재생에너지 누적량은 태양광 470Gw, 풍력 390Gw, 수력 418Gw, 바이오 43Gw로 전체 1,300Gw(=1.3Tw)가 넘는다. 중국의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40%가 넘는다. 세계적으로 연간 도입하는 재생에너지의 상당량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계획했던 재생에너지 목표를 5년 앞당겨 달성한 셈이다. 지금도 태양광과 풍력 등이 전국적으로 건설되고 있고, 해상풍력도 각광을 받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확실히 국제사회의 리더로 성장했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거대산업으로 성장시켜왔으며, 60% 이상 국제적인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재생에너지와 일자리 보고서(2022년)’에 의하며 1,270만 개 전체 재생에너지 일자리 가운데 중국이 4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강국인데, 더불어 핵(원자력)에너지 강국을 지향해 가고 있다. 지난 1985년 최초로 원전을 도입한 이래, 현재 55기가 가동 중이고 23기가 건설 중이다. 금년 상반기에도 6기의 원전이 신규 건설허가가 떨어졌다. 미국 다음의 세계 2위 원전 국가로 지난 2020년 프랑스를 추월했으며, 매년 10기 이상이 건설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2030년 세계 최대의 핵발전 국가가 된다. 중국 핵발전소의 경우 대부분 해안선을 따라 운영 혹은 건설 중인데, 한국 서해안의 반대편이다. 이렇게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나,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 내외에 불과하다. 그만큼 에너지 과소비 도시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에서 생산된 석탄의 절반, 약 45억 톤이 중국에서 소비되었다. 세계 석탄발전의 50%가 중국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 1위의 명성(?)도 석탄이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럼에도 금년 상반기 50Gw 용량의 신규 석탄발전이 허가되었다. 중국은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석탄의 조기 퇴출을 위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중국 인도 등 아시아에서는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웃 나라 중국의 에너지 사정이나 경제적 조건은 우리나라와 서구와 다르다. 그러나 지구 기후위기 측면에서 거대 국가 중국이 어떤 정책을 가지느냐 하는 것은 세계 모든 나라와 시민들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기후위기 대응차원에서 야심차고 의욕적이며 깜짝 놀랄만하며 세계가 이를 따라가야 한다. 그러나 증가추세에 있는 석탄이나 원자력 정책은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가까운 장래 탈석탄과 탈핵이 중국에서도 뜨거운 쟁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