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향해 칼부림한 40대…"도박 자금 다 잃어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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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지인 향해 칼부림한 40대…"도박 자금 다 잃어 범행"
"성인PC방 업주 협박 목적으로 흉기 준비"
실패 후 함께 도박한 50대 마주치자 범행
사건 현장 도망치다 1시간 뒤 경찰 자수
  • 입력 : 2023. 09.20(수) 11:23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19일 오후 3시 27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한 성인 PC방 건물 화장실에서 김모씨가 지인 관계인 40대 남성 방모씨의 흉기에 찔려 응급대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독자 제공
지인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40대가 입건된 가운데, 그가 ‘도박 자금을 대온 자신을 내팽개쳤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이 경찰 조사로 밝혀졌다.

광주 광산경찰은 타인을 살해할 의도로 흉기를 휘두르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미수)로 방모(41)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방씨는 전날 오후 3시 23분께 광산구 장덕동 한 성인PC방 건물 화장실에서 흉기(과도)를 이용해 지인 관계인 김모(58)씨를 9차례 찌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흉기에 찔린 김씨의 고가 시계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방씨에 의해 복부와 팔·옆구리 등을 찔렸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광주 모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방씨는 과거 김씨와 함께 성인PC방 도박 ‘바카라’에 빠져 노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성인PC방에서 처음 만난 사이로 밝혀졌다.

방씨는 승률이 높다고 판단된 김씨에게 돈을 대며 도박을 이어갔으나, 최근 모아둔 자금 약 2000만원을 모두 탕진했다. 김씨는 도박 자금이 모두 떨어지자 방씨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이에 분개한 방씨는 업주에게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고 협박할 의도로 흉기를 챙겨 PC방에 도착했지만, 당시 업주가 자리에 없어 범행 대상을 바꿨다.

때마침 상가 화장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씨가 대상이 됐고, 방씨는 평소 그가 값비싼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도박자금을 빌려주는 등 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흉기를 휘둘렀다. 방씨가 강탈한 김씨의 고가 시계는 모조품이었다.

사건 이후 현장에서 도망친 방씨는 사건 발생 약 1시간 후인 오후 4시20분께 “사람을 찌른 뒤 서구에 있다”고 자수했다. 이후 서구 농성동 일대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방씨는 경찰에 ‘김씨가 직장까지 그만두고 도박하자고 했다. 퇴직금까지 이용해 마련한 도박 자금이 모두 떨어지자 김씨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그가 인생을 망쳤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씨는 ‘방씨와 일면식은 있지만 모르는 사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업주를 대상으로 협박할 의도가 있었다는 진술을 한 점을 토대로 특수협박예비 혐의 추가 적용 등을 검토, 이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아울러 성인PC방 업주를 상대로도 불법 도박사이트 환전 혐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