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위기학생들, 조선대병원이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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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정신건강위기학생들, 조선대병원이 품는다
병원형위센터 운영기관 선정
내년 3월 개소·의사 3명 상주
“거점병원으로서 책임감 느껴”
시교육청 “지원, 치료 돕겠다”
시민단체 "고비없이 정착하길"
  • 입력 : 2023. 10.29(일) 18:12
  • 양가람·정성현 기자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전남지역 정신건강위기학생들이 사실상 방치 상태<본보 2023년 10월 24일자 보도>에 놓여있는 가운데, 극적으로 병원형위(Wee)센터가 내년 3월 조선대학교병원에 문을 열고 이들에게 치료와 교육을 제공하게 됐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려준 병원 측에 교육·청소년 단체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7일 조선대학교병원을 ‘병원형위센터 및 민간위탁 사업’ 운영 기관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번에 선정된 조선대학교병원과 함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3월 ‘병원형위센터’의 문을 열 예정이다.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이나 ADHD 등 정서·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고위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층적 전문 상담, 심리검사 및 개인치료 △가족상담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치료 △대안교육 운영 △교사 자문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이뤄질 예정이다. 학생들은 입원치료와 동시에 학업도 이어나갈 수 있다. 혹은 오전 중 학교에 출석하고, 오후에 병원형위센터에서 상담과 치료를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대안교육 위탁기관을 찾느라 동분서주했지만, 기준에 부합하는 병원을 찾기 어려웠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감소세에다 수익성 등을 이유로 병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한 까닭이다. 이런 와중에 조선대병원 측이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병원형위센터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이 마음보듬센터의 인력풀로 활동해 왔었던 데다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지역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공공의 목적으로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병원 2층 국책사업센터 내 병원형위센터 사무실과 상담실 및 회의실을 운영하고, 5층 병동에 병실과 교육실(프로그램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심리·정서적으로 힘든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어려움을 마음 편히 얘기하고 기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선대병원 ‘병원형위센터’는 위탁계약이 종료되는 오는 2026년 10월까지 센터장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등 총 3명의 기본인력을 상주시켜 학생들의 치료를 도울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구체적인 과목 편성과 강사 배치 등 내용은 광주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 측과 논의 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연옥 광주시교육청 체육예술인성교육과 성인식개선팀 장학관은 “인건비 포함 운영비로 연 2억5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추가 인력이 확보된다면 예산은 더 증액될 것”이라며 “지난 9월부터 국립나주병원과 대안교육 위탁 계약을 체결했으나, 전반적인 지원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병원형위센터를 통해 마음을 다친 학생들이 치료와 교육을 원스톱으로 제공받고, 건강히 학교로 복귀할 수 있게돼 정말 다행이다. 병원형위센터 뿐 아니라 다른 기관들과의 연계 시스템도 더욱 촘촘히 만들어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광주교육 정신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심리·정서 지원을 해 왔던 지역 청소년센터 등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상빈 광주 동구 청소년상담센터장은 “이번에 대안교육위탁기관 선정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적절성·전문성 등을 고루 판단해 조대병원이 최종 결정됐다. 정말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올초 없어진 ‘팜푸리 학교’나 현재 운영 중인 나주병원을 통해 일상 회복에 성공한 학생들이 많다. 그간 대안없이 방치돼 있어 아쉬움이 컸는데, 이제는 학생들이 더 이상 (치료와 학업 연장의) 사각지대에서 고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가람·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