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지도부·중진 '험지 출마' 요구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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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야, 당지도부·중진 '험지 출마' 요구 급부상
국힘 인요한, 대통령과 가까운분 ‘희생’ 권고
김기현 대표 불출마 가능성 시사...물꼬 틀까
민주, 비명계 "이재명 대표 먼저 험지 출마해야
당선 가능성 낮아....사실상 물갈이 시각 많아
  • 입력 : 2023. 11.08(수) 16:45
  •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제22대 총선기획단장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을 상대로 한 ‘험지 출마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험지출마론은 영남과 호남 등 각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에서 선수를 쌓아온 중진들에게 격전지나 당선되기 어려운 곳에 출마하라는 요구다. 정치권에선 당선이 어려워 사실상 물갈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험지 출마론은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쏘아올렸다.

당내 기득권 타파의 대상으로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을 상대로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당 주류 세력과 영남 중진의원들의 ‘자기 희생’을 앞세워 ‘용산 발’ 공천 혁신을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인요한 위원장은 8일 KBS1라디오 ‘최강시사’ 전화 인터뷰에서 ‘영남 중진 아니면 스타 의원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를 이야기했는데 받아들이는 분위기의 의원들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50% 이상이 (권고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6일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며 “어제(5일) 저녁에도 결단 내리라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와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떠오른다’는 질문에는 “그중에 한두 명만 결단 내리면 따라오게 돼 있다”며 사실상 대상자를 특정했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대상자로 호명되는 이들은 인 위원장의 거듭된 권고에도 아직까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김 대표는 ‘국회의원으로서 큰 영광을 이뤘다’고 주위에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불출마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권고에 응해 당내 중진 등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결단에 물꼬를 틀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에는 3선 이상 중진이 31명이다. 수도권 출신 5명을 빼면, 대부분 영남과 충청, 강원 출신들이다.

험지 출마론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당 총선기획단 구성에 반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재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를 향한 험지 출마 요구와 단장으로 임명된 조정식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기득권자 중에 민주당에서 가장 핵심은 이재명 당 대표”이라며 “이 대표가 먼저 험지 출마를 결정해야 하고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동 출신인 이 대표의 대구 또는 안동 출마설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조정식 사무총장, 안민석 5선 의원, 그 다음에 우원식 4선 의원 등 이런 분들, 정성호 의원 등 친명 의원들부터 국민의힘이 ‘친윤계(친윤석열계)’ 먼저 결단하라고 요구하듯이 결단하는 것이 바른 방향”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비명계에선 공천룰(규정) 변경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않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번 당 공천은 역대 당 공천 중에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을 한다. 총선 1년 전에 공천 룰을 정하고 그 이후에는 손 안 댄다는 게 불문율 아니 명문율이었다”며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자꾸 뭔가를 만지려고 한다. 공정성, 질서가 실종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