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광주 서구 매월동에 위치한 쓰레기 소각장의 굴뚝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김혜인 기자 |
광주 서구 매월동 쓰레기 소각장에서 10년동안 악취가 지속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소각장에서 배출되는 대기로 인해 여전히 삶의 질이 떨어지고 건강권 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14일 찾은 광주 서구 매월동의 쓰레기 소각장 인근에 위치한 광주건어물유통종합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악취 피해가 심각하다고 이야기했다.
명태도매전문 매장을 운영 중인 60대 김모씨는 “3~4년 전에는 바람만 불면 쓰레기 태우는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났다”며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름철에는 여전히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김씨는 “악취가 너무 난다고 인상을 찡그리는 손님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며 “냄새가 너무 심하니까 상인들이 민원을 넣은 적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재우 광주건어물유통종합상인협회장은 “냄새가 너무 심해서 소각장 측과 이야기도 해봤지만 아직까지 악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날씨가 흐리거나 이상한 쓰레기를 태울 때 냄새가 유독 심하다. 쓰레기 소각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잘 모르지만, 직접적인 악취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소각장 주변에 있는 자동차 매매단지 상인들도 마찬가지였다.
20년 넘게 자동차 매매단지를 운영해왔다는 김모(69)씨는 “비교적 옛날보다 나아졌지만 지금도 많은 양의 쓰레기를 태울 때면 이따금씩 냄새가 난다”며 “소각장이 들어설 때부터 20년 가까이 맡아왔기 때문인지 현재 기관지가 좋지 않은 편이다. 쓰레기를 태우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독성물질이 없을 수가 없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해당 소각장은 악취 이전에도 무단 투기 혐의가 있어 법의 처벌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사업장은 소각사업과 함께 하수 슬러지 처리시설을 같이 운영했었는데 하수 찌꺼기를 무단 투기한 것이 발각돼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이후 지난 2016년 10월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확정하면서 시설이 폐쇄됐다.
이어 사업주가 바뀌면서 악취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주민들의 민원도 끊기지 않고 있다.
담당 지자체는 ‘냄새의 특성상 24시간 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타고 흘러가거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악취를 잡아내기 어렵다’고 단속 고충을 토로한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될 때마다 현장에 나가 냄새를 감지했지만 악취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올해 분기마다 실시하는 정기검사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특이사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유관기관인 영산강환경유역청은 “실시간으로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작동하고 있으며 특이사항이 발견되면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10여년전부터 해당 소각장의 악취 및 대기오염 문제를 지적해온 강은미 의원은 환경영향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소각장 인근이 대부분 상업시설이지만 오히려 주거공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이러한 장소에서 악취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오랜 시간 오염물질에 노출된 주변 상인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환경부의 환경영향조사가 시급하다”며 “주변 실태조사를 추진해 폐기물 소각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인 기자·정상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