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서석대>지역의료원이 있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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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지역의료원이 있어야 하는 이유
노병하 사회부장
  • 입력 : 2023. 11.16(목) 13:48
노병하 부장
가끔씩 ‘적자만 내는 지역의료원이 필요한가’라고 묻는 이가 있다. 이런 이들에게 입 아프게 답변하는 대신 슬쩍 내밀어줄 보도가 최근 전남일보에 실렸다.

강진의료원 이야기다. 지난 14일 전남일보 기자와 강진의료원 신생아실 인근에서 만난 박은숙(33)씨는 자신의 딸 임시아(0)양을 보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10개월간 한 몸에 있으면서도 눈으로 직접 볼수 없었던 자식의 모습이 그저 신기했기 때문이다.

사실 박씨의 출산은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전남에서도 엄청난 일이었다. 본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다 분만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됐기 때문이다.

이는 의료원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최초 사례였기에 의료진들이 초긴장을 할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유도분만 예정일도 잡아놓고 아이를 만날 생각에 매일 기다렸다. 그런데 그로부터 며칠 전 열감이 느껴지는 등 몸이 좋지 않더니 기어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아이의 건강이 제일 걱정됐다. ‘제대로 분만을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컸다. 이런 상황에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떠오르는 대안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코로나여서 타 병원을 보낼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산모는 병원을 옮기는 것에 매우 불안해 했다.

결국 강진의료원은 산모를 위해 큰 결심을 한다. 박씨 1명을 위한 △1인 음압 병실 △일반환자와 동선 분리 △코로나19 전용 소독 수술실 △의료진 전원 레벨D 방호복 착용 등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수직감염 등의 이유로 분만도 기존 유도분만일인 9일보다 하루 앞당긴 8일로 옮겼다. 수술을 집도한 김형태 산부인과장은 “박씨의 경우 장애인·코로나19 확진자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분만의 경우 어떤 비상사고도 있을 수 있는데, 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마주볼수 있었다.

의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특히 전남의 경우 의료는 자본의 논리가 아닌 책임의 논리가 필요하다. 이번 강진의료원의 활약을 보면서, 보다 많은 지원과 격려만이 전남의 의료공백을 줄일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의사 정원 확대나 전남의과대가 개교된다면 더할나위 없고.